[와이드 인터뷰] “죽음은 새로운 탄생을 말합니다...어느 누구 하나 죽음에 귀천이 있어서는 안됩니다”정도경영과 애도심리프로그램으로 유가족의 마음 위로하는 장례문화의 선구자 최혁 이사장을 만나다!
마더 테레사 수녀는 “죽음은 생명의 일부이며,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했고, 러시아 대문호(大文豪)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살이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사실이며, 피할 수 없는 현실인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케 한다.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재단법인 효원가족공원(이사장 최혁)과 하늘가장례식장(대표이사 최혁)은 장례사업의 정도경영과 장례문화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특히 (재)효원가족공원은 경기도 최초의 봉안 전문 재단법인으로 바른 장례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하늘가장례식장은 투명한 경영으로 현실적인 가격으로 제공, 입소문이 나면서 화성시민뿐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전역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이에 본지는 지난 5월 14일,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하늘가장례식장 회의실에서 최혁 이사장을 만나 향후 활동 계획과 그가 새롭게 그리는 미래 청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전남 영광 태생으로 90년대 수원에 와서 은행원으로 일하다 퇴사한 후 화성에서 장례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효원가족공원은 2002년, 하늘가장례식장은 2015년에 설립되었다. (재)효원가족공원의 전신인 효원납골공원은 원래 고모님께서 운영하셨는데 사업이 어려워져 재정적인 부진이 계속되었고 결국 부도가 나서 채무 상태도 악화되었다. 그렇지만 미래를 내다보았을 때 괜찮은 사업이라 생각해 사업체를 인수해 지금까지 직접 운영하게 되었다. 이 밖에도 (재)효원가족공원과 하늘가장례식장, 화성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화성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제10기 대표협의체 민간위원장, 화성시 호스피스회장 등 지역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슬픈 가족사가 있다고 들었다. 21살 때쯤 작은 아버지가 부산에 일하러 가셨다가 간경화가 와 행려자로 사망해 무연고자로 장례가 치러졌다. 또 입대 후 2주 만에 아버지께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지금은 제도가 바뀌었지만, 당시엔 훈련병 신분이어서 아버지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입대 전 아버지와 싸웠던 일, 장남으로서 아버지 장례를 직접 치르지 못했던 일에 대한 죄책감과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친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조부모님께서 1년 간격으로 생을 마감하셨다. 상을 치르고 남은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이 어떤지 더 잘 안다. 유족들을 위로하고, 애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장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었다.
-장례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별화된 운영 노하우가 있는지. (재)효원가족공원은 지난 2001년 변경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업계 최초로 설립된 국내 1호 봉안 전문시설이다. 직원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유족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분쟁이 일어나는 장례식장도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표준약관이 필요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에는 표준약관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2010년도에 계약서에 대해 개별 심사를 받아 통과해 개별약관을 사용하고 있다. 최소한의 기준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 약관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소비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장례 사업은 결국 사람과 관련되어 있다. 인구 통계를 살펴보면 향후 30년간은 장례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지만 점점 축소될 것 같다. 장례 사업 자체가 경쟁자들이 많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재)효원가족공원에서는 웰다잉 애도심리 관련 교육을 직원들에게 실시해 추모하러 봉안당에 오시는 분을 위한 정서적인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참여하신 분들의 후기를 보면 대부분 사는 게 급급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런 기회에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앞으로도 장례 본질을 위한 고별프로그램과 고객 필요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애도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달라. 장례문화는 앞으로 수익구조뿐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 정착이 되어 장례 본연의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본다. 장례를 통해 유가족의 슬픔이 치유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특별한 애도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첫째, 장례 첫날 고인에게 편지를 쓴다. 고인과 관계에서 하고 싶었던 모든 말들을 표현해 보시라고 한다. 처음에는 쓰기가 어렵지만 직원들이 잘 안내해 준 덕분에 지금은 호응이 좋다. 입관이 끝나면 편지 낭독 시간을 갖고 고인의 품에 넣어 드린다.
둘째, 생화 꽃장식을 한다. 생의 마지막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어야 한다고 생각해 관에다 생화로 꽃장식을 해 드린다. 유가족에게 입관 전 보여 드리는 데 모두 만족해하셨다.
셋째, 가급적 수의를 팔지 않는다. 4년간에 걸쳐 입관을 끝낸 유가족에게 질문을 해 보니 고인의 수의 입힌 모습에 대해 단 한 사람도 좋다고 답하지 않았다. 심지어 어르신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수의 대신 한복이나 직업에 따른 유니폼, 자녀들이 선물했는데 아끼다 못 입으셨던 옷 등 고인에게 의미 있는 옷들을 하기로 했다. 유가족은 자녀로서 해 드릴 수 있는 도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하며 죽음을 받아들였다.
-보람된 일이 있다면. 20년 전 처음 사명(社銘)이 바로 ‘가족을 일상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들은 일상 회복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일상에서 살아갈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장례업을 하며 감동한 순간이 있었다. 타지역에서 장례 준비를 하다 업체와 문제가 생겨 고인의 둘째 아드님이 우리 쪽으로 모셔 와도 되는지 문의해 가능하다고 했다. 고인의 부인과 큰 아드님은 처음엔 걱정 반, 의구심 반이었지만 절차대로 애도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발인 후 갑자기 고인의 부인께서 직원들을 앞으로 세우시더니 자식, 손자들에게 이분들께 깍듯하게 인사드리라고 하셨다. 팔십 평생 살아오며 수많은 장례식장을 가 봤지만 이렇게 진심인 곳이 없었다고 말씀해 큰 보람을 느꼈다.
정말 형편이 어려우신 분들에게는 그분들의 사정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로 도와드리고 있다. 물론 수익이 안 난다고 걱정하는 이들도 있지만 죽음에 귀천이 있어서는 안 된다. 나 또한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이기에 더욱더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고, 남은 가족들이 애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보통 애도에 대한 마음이 해결되는데 학계에서 밝힌 기간은 5~7년 정도이다. 그래서 봉안당 맞춤형 서비스를 실시했다. 원래 봉안당 일반분양도 다른 시설에 비해 저렴했지만 2015년도에 10년 사용료 30만 원으로 진행했다. 물론 10년 후 필요하다면 연장도 가능하다.
-봉사활동의 시작점이 궁금하다. 첫 봉사는 군에서 시작했는데 당시 군부대 근처 뇌병변 장애인과 소아마비 장애인 시설이 있어 주말마다 봉사하러 갔다. 처음에는 단순히 봉사를 한다는 생각으로 갔는데, 막상 내가 더 많이 배우고 사랑받아 정신적으로 풍족해지는 느낌이었다.
현재는 화성 호스피스회장으로 기수별로 호스피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말기 암 환자를 위한 봉사도 하고 있는데 내가 하는 일은 다른 이들의 ‘삶의 마지막 부분을 관리하는 일’이다. 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그분들을 위해 삶을 잘 마무리하는 방법도 알려 드리고. 죽음 이후 과정에 대해 이해시켜 드려 삶을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공신력 있는 사회공익재단법인으로 안정성 확보...투명한 경영으로 신뢰감 쌓아 다른 사람의 삶의 마지막 부분 관리하는 일...유족 불편 없도록 원스톱 시스템 구축 애도심리전문가로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고별프로그램 진행 올바른 장례문화 알리기 위해...웰다잉(Well-Dying) 문화 지원 앞장서 가족의 잇따른 죽음 앞 아픔 딛고 일어서...유가족의 일상 회복 돕고 싶어 애도심리는 삶을 완성하는 과정...건강한 애도문화 위한 ‘애도심리상담센터’ 준비하고파
-수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 이유가 있는지? 작년 8월에 졸업했다. 원래 금융과 경영, 복지를 전공했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있다. 그러다 사회복지 분야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석사 과정을 밟았다. ‘보편적 복지’와 ‘커뮤니티 케어복지’ 등 복지에도 트렌드가 있다. 복지는 시의적(時宜的)인 혜택이 아니라 기본 권리다. 시민들의 욕구도 정말 다양하다. 그래서 각 복지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업무도 고도화되다 보니 그분들도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사람을 대하는 업종은 안식년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눈높이, 실력을 향상해야 제대로 된 서비스가 나온다. 안식년제가 안되면 안식월이라도 필요하다. 물론 현실적으로 쉽진 않겠지만 사회복지종사자들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22년 1월 화성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맡아 현재까지 사회적 약자의 불편함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화성시사회복지협의회는 민간 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교육훈련, 자원봉사 활동의 진흥, 정보화 사업과 사회적 취약계층 발굴 및 지원 사업, 민간 자원과의 연계 협력, 복지기관 간의 협의·조정 역할하고 있다. 또 인간중심의 지역복지 공생체 실현을 위해 민·관 연계 협력을 하고 있다. 그 중 ‘좋은 이웃들 사업’은 국가사업으로 복지 사각지대에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소외계층을 중점 발굴해, 다양한 복지자원과 서비스를 연계ㆍ지원하고 있다. 위기에 처하신 분들은 대부분 복합적인 어려움을 갖고 있다. 그래서 후원자 발굴과 기업과 연계해 이들을 위한 복합적인 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임기가 3년인데 올해가 마지막이다. 그동안 성과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복지 분야의 단체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도 관심을 두게끔 노력한 것이다. 사회복지사들의 활동 반경은 정말 넓다. 시설 사회복지사들이 지역의 주민협의체와 활동을 안 할 수가 없다.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 형성도 많다. 감사하게도 복지시설들이 자발적인 가입을 해 주고 있다.
-향후 추진하고 싶은 협의회 관련 사업 및 봉사 계획이 있다면? 가슴 속 품고 있는 생각인데 기회가 있다면 지역에 ‘애도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해 보고 싶다. 애도심리상담이 필요한 분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어 자조 모임 지원 및 전문가를 통한 애도 상담을 해 드리고 싶다. 애도심리는 ‘삶을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편하고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도 중요하다. 사별의 경우 종류에 따라 감정이 다르다. 서울은 애도심리상담협회가 있는데 우리 지역에도 건강한 애도 문화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 2월 화성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 제10기 대표협의체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됐다. 화성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2005년 화성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이름으로 출범했다가 2015년에 이름이 바뀌었다. 민·관이 협조해 일하는데 취지를 두고 있다. 민·관이 함께 협력해 사람의 삶에 필요한 모든 보장 정책을 같이 논의해서 제도화하고자 한다. 화성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민관협력 기구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민간위원장으로서 수요자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 '관계의 달인, 인생의 99%는 관계가 만든다'의 저자 앤드류 매튜스의 말처럼 그동안 사업과 협의회 활동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형성했을 것 같다. 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지금까지 4~5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말에 추임새를 넣어가며 잘 경청하는 것이다. 경청의 시간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그러면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고 실제 그렇게 함으로써 그 사람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의 나침판이 되어 줄 평소 생각하는 고사성어(사자성어)가 있다면? 제 삶을 관통하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경제적인 삶’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여기서 경제적인 삶은 자기가 선택한 일에 대해 후회 없는 삶을 말한다.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는데 후회를 해 버리면 그보다 더 한 시간을 버려야 하기 때문이다. 또 공자의 여지하(如之何)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에 나오는 이 말은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을 자기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묻는 과정이기도 하다. 경제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여지하의 삶이 중요하다. 생각을 많이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많이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경영 전략은 영화 제목인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이었다. 늘 연구하고 노력해 나갈 것이다. 개인 상조 행사 중 내가 하는 프로그램들을 따라 하는 곳도 있다. 누군가가 나를 따라 한다면 더 정진해서 앞으로 나가면 된다. 무엇이든지 경영자 마인드가 중요하다. 고객 입장에서 고객을 위한 사업을 하다 보면 솔직히 일정 수익을 포기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고객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렇기에 장례 사업 분야도 변화하는 고객의 욕구에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수원화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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