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칭찬 인터뷰] 수원시청 시민협력국 시민소통과 성영신 소통기획팀장을 만나다

“사람과의 인연·소통 중시... 시민들 삶에 희망 줄 수 있는 공무원 되고파”

권선미 기자 | 기사입력 2024/07/04 [13:33]

[릴레이 칭찬 인터뷰] 수원시청 시민협력국 시민소통과 성영신 소통기획팀장을 만나다

“사람과의 인연·소통 중시... 시민들 삶에 희망 줄 수 있는 공무원 되고파”

권선미 기자 | 입력 : 2024/07/04 [13:33]

▲ 지난 6월 27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성영신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소통기획팀...시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소통 행정 펼쳐

2021년 ‘제4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최우수상 수상...포상금 500만 원 전액 기부

2023년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8년 만에 시민배심법정 개정

실직자 일자리 창출 공공근로사업...누군가의 인생에 가교 역할 한 것 같아 보람

맡은 업무 책임감에 늘 바빠...아이들 못 챙겨 미안함 느껴

일복 아닌 인복 많아...타인의 장점 보면 마음 편해지고 업무 능률도 올라

 

“저는 일복이 많은 것이 아니라 인복이 많습니다. 일이 많다는 건 지금 당장은 몸이 힘들 수 있지만, 좋은 사람들과 다양한 경험을 하고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27일 수원시청 1층 새빛민원실에서 만난 시민협력국 시민소통과 성영신 소통기획팀장(만 54세)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성 팀장은 전북 진안 태생으로 사회학과를 전공했다. 동네에서 늘 존경받으셨던 좋은 부모님 덕분에 행복한 유년 시설을 보냈다는 성영신 팀장은 공직에 계셨던 아버지와 고모부의 영향으로 공무원에 입문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성 팀장은 1994년 2월 세류2동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둔동, 권선구 세무과, 시청 공보담당관실(현. 공보관)을 거쳐 매탄1동, 영통구 총무과(현. 행정지원과), 시청 감사담당관(현. 감사관), 시청 문화예술과에서 근무했다. 이어 화서2동에서는 첫 팀장 보직으로 행정민원팀장을 맡았고, 팔달구 가정복지과와 행정지원과를 거쳐 2021년에는 시청 홍보기획관에서 뉴미디어팀장으로 근무했다. 2022년 8월 시민소통기획관으로 발령받은 후 2022년 10월 민선8기 조직개편으로 시민소통과로 명칭이 변경되어 지금까지 시민소통과 소통기획팀에서 팀장으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소통기획팀 주요 업무로는 공공갈등관리, 시민배심법정 운영, 소통시책 추진, 시정 현안 모니터링, 부서 운영 총괄 등이 있다. ‘공공갈등관리’란 시가 정책을 수립하거나 추진할 때에 발생하는 공공갈등을 사전에 예방하고 조정하는 업무다. ‘시민배심법정’은 시민 생활과 밀접한 갈등 사안 등에 대해 법정의 형식을 빌려 판정관·양측 변호인단·시민배심원·참고인 등이 참여하여 소통과 협의를 통해 시민배심원의 평결을 이끌어 내는 소통 프로그램이다. 일부 지자체에도 유사한 제도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정된 사례가 없고 수원시는 4회 개정된 바 있다고 전했다. ‘소통시책’은 “시민들이 시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인데, 얼마 전 열린 ‘시장님과 북적북적’같은 행사도 이에 속한다.”라고 했다.

 

30여 년 공직생활 동안 서둔동에서 금 모으기 사업 때 애국하는 마음으로 주변에 홍보해 많이 모았던 일, 전화친절도 평가에서 2번 상 받았던 일 등 크고 작은 성과들이 많았다. 그중 주요 성과에 대해 묻자, 성영신 팀장은 “1998년 IMF로 실직자들이 많아 서둔동에서 이분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공공근로사업을 계획했다. 당시 나는 입사 4~5년 차로 겨우 서른 살이었는데 그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실직자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했다. 그분들이 일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음을 알기에 부담감이 컸다.”라고 말하며 “어떻게든 사업을 만들어 일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토목직 주사님들께 조언을 구했는데,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또 일하다가 ‘힘들다. 못하겠다.’ 하시는 분들은 막걸리도 사다 드리며 격려했고, 한부모 가정으로 어린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현장에 데리고 나온 아저씨를 대신에 아이를 봐 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런 진심이 전해졌는지 ‘주사님 덕분에 우리 아이 학교도 보내고, 옷도 사줬다. 정말 고맙다.’고 맞춤법이 틀린 삐뚤빼뚤한 글씨로 쪽지를 보낸 분도 계셨고, ‘아이도 봐주시고 일도 하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90도로 인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성 팀장은 “2016년 시청 문화예술과에 있을 때 역사도시연맹 세계총회에 참가했다. 역사도시연맹은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세계 대표 도시들로 구성된 단체다. 오스트리아에 가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을 홍보했는데해외에서 수원을 홍보한다는 자긍심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2021년 홍보기획관에서 근무할 때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제4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에서 수원시 대표 캐릭터 ‘수원이’가 ‘최우수상’으로 선정되어 포상금 500만 원을 받았다고 했다. 성영신 팀장은 “이 상은 ‘수원이’ 캐릭터 활동을 적극 홍보해 투표 결과 시민들로부터 2회에 걸쳐 약 76,000표를 받아 선정된 것이라 더 뜻깊었다. 그래서 직원들 모두 포상금 500만 원을 의미 있게 사용하자는 마음으로 아동권리보장원에 기부했다. 이 기부로 수원시 취약계층 아동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하며 그해 연말 ‘시정 베스트 7’ 상도 받아 뿌듯했다고 덧붙였다.

 

2023년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모의법정에서 ‘공동주택 흡연갈등 해법 모색’을 주제로 8년 만의 시민배심법정 개정 또한 큰 성과라고 밝혔다. 성 팀장은 “참석하셨던 분들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심도 있게 토의하는 모습에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시민배심법정 준비를 위해 담당 주무관이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5월 20일 일월수목원에서 열린 '시장님과 북적북적' 행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또 올해는 지난 5월 20일에 열린 ‘시장님과 북적북적’ 행사가 기억에 남는 성과였다며 “사전에 대상을 선정해 놓고 하는 행사가 아닌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신청받아 진행한 행사인 만큼 정말 신경을 많이 썼다. ‘날씨가 나쁘진 않을까?’, ‘혹시 모를 사고가 나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기도하며 준비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참석했던 한 시민은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진짜 수원 시민으로서 대접을 받은 느낌, 존중을 받은 느낌’이라고 글을 남겨 주셨다.”라고 했다.

 

그동안 보람을 느낀 일에 대해 성영신 팀장은 “서둔동에서 공공근무자로 일하셨던 분이 계셨다. 가정주부였는데 몸은 약했지만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니 능력이 있는 분이셔서 이것저것 알려 드리며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2019년 2월 14일 ‘칭찬합니다’ 게시판에 ‘20년 전 서둔동 성영신 주사님께 이제야 감사에 글 전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그 글에는 ‘감사한 마음을 늘 가슴에 묻고 살았다. 영신 씨의 격려가 힘이 되어 삶에 길을 찾았다. 지금은 사업도 하고 대학에서 강의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했다. 성 팀장은 “누군가의 인생에 내가 역할을 한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또 공공근로사업을 할 때 이혼하고 혼자 사시는 아저씨가 임금을 받으면 늘 경마장에 가서 잃고 와, 막걸리도 사 드리고 이야기도 들어드리며 힘들어도 열심히 하자고 격려해 드렸는데, 어느 날 일자리도 찾고 공공근로를 하며 좋은 분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고 인사를 하러 오셔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물론 오랜 공직생활 동안 속상할 때도 있었다. 성영신 팀장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내 일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아이들보다 늘 직장이 먼저였다. 부끄럽게도 아이들 공개수업에도 거의 가 본 적이 없다. 큰아이가 어린이집 첫 운동회 때 ‘친구들 엄마는 다 왔는데, 우리 엄마만 안 왔다.’는 말을 했을 때 슬펐다.”라고 했다. 성 팀장은 “예전에는 업무량도 많았지만, 전산화로의 과도기로 수기로 작성해야 하는 일이 많아 야근을 자주 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우리 엄마는 어차피 바빠서 못 오실 거라는 생각에 학교에서 나눠주는 학부모 참여 행사 알림장을 주지 않아 몰랐던 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공공근로 업무를 맡았을 때는 주말에도 근무했는데, 어느 토요일 하루 쉬게 되어 아이를 데리고 동네 슈퍼마켓에 갔더니 사장님이 아이를 보고 ‘너도 엄마가 있구나’라는 말을 해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했다. 성영신 팀장은 “그 시절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힘들었던 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왜 그리 눈치가 보였는지 모르겠다. ‘여자는 아이를 낳으면 일을 그만두는 게 맞다.’는 말을 듣기 싫어 아이들에게 절대 사무실로 전화를 못 하게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업무 중 고충도 털어놓았다. 민원실 근무 시 욕설도 많이 들었고, 아파트 입주 시기에 전입 업무를 보면서 매일 야근을 했다고 전했다. 또 월드컵을 앞두고 환경 정비가 있어 아침마다 조기 출근해 청소도 했고, 눈비가 오면 비상 출근을 하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말했다.성 팀장은 “문화공보팀에 있을 때 코로나 집합금지명령에 따라 영업정지 처분이 많았다. 민원이 빗발쳤고 항의 전화도 많았다. 또 행정소송도 있어서 많이 힘들었다.”라고 했다.

 

희한하게도 성영신 팀장이 가는 곳마다 일이 많았다. 없던 업무까지 생길 때도 있었다. 성 팀장은 “주변 사람들이 너는 일복이 많다고 할 때마다 나는 인복이 많다고 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항상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이 많다는 건 지금 당장은 몸이 힘들 수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고 배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라며 “세상을 살아가다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면 삶이 편해진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단점을 보면 힘들다. 장점을 보면 마음도 편해지고 업무 능률도 오른다. 그러다 보면 내 역량이 쌓이고 성장하게 된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덧붙여 “일이 많으면 힘든 내색을 할 수도 있는데 우리 직원들 그 누구도 짜증 한번 안 내고 서로 도와가면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어 늘 고맙다.”라고 전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성영신 팀장은 “일하느라 못했던 공부도 하고 싶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공직자의 자세로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책임감을 갖되 나 자신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 “사람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도 누군가의 삶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 릴레이 칭찬 인터뷰는 수원시청 시민협력국 시민소통과 성영신 소통기획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도시총괄기획단 김미성 도시기획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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