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시민 목소리 허투루 듣지 않아" ··· 시민불편 해소 위해 해결사 자처한 수원시청 새빛민원실 홍승화 민원협력관

찾아가는 우리동네 민원해결사 시민협력국 혁신민원과 홍반장의 이야기

권선미 기자 | 기사입력 2024/11/04 [09:58]

[화제의 인물] “시민 목소리 허투루 듣지 않아" ··· 시민불편 해소 위해 해결사 자처한 수원시청 새빛민원실 홍승화 민원협력관

찾아가는 우리동네 민원해결사 시민협력국 혁신민원과 홍반장의 이야기

권선미 기자 | 입력 : 2024/11/04 [09:58]

▲ 10월 28일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홍승화 민원협력관     ©수원화성신문

 

민선 8기 수원시 혁신 상징 새빛민원실... 특별한 민원 해결사 역할 ‘톡톡’

민원도 서비스...역지사지(易地思之)・상호 존중 자세로 '소통'

어두울수록 별은 빛나는 법... 힘든 시간 자산 되어 지금의 ‘나’ 만들어

 

2023년 4월 문을 연 수원시 새빛민원실은 현재 수원시 혁신행정의 본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새빛민원실에는 경력 20년 이상의 베테랑 공무원들이 그동안 해결하기 쉽지 않았던 복합 민원을 매끄럽게 해결하면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업무 경계가 모호하거나 담당 부서가 명확하지 않은 복합민원을 관련 사업 부서와 소통하며 처리해 ‘복합민원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는 민원 조정과 직소 민원 상담 및 운영을 담당하며 숨은 조력자 역할을 하는 민원협력관이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발로 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홍승화 민원협력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수원 태생으로 2022년 3월 20일 민원협력관으로 임용되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홍반장’이라 불리는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나는 영화 ‘홍반장’의 주인공처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밤낮 가리지 않고 달려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승화 민원협력관에게 민원이 들어오면 적극 행정의 표본이라 불리는 새빛민원실 베테랑 팀장과 의논해 해결한다고 전했다.

 

홍 민원협력관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묻자, 송죽동 장애인 부부가 운영하는 버스 매표소 이전을 꼽았다. 그는 “처음 베테랑 팀장님들과 장애인 매표소 이전 사업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그때 행정과 복지, 건축, 행정, 토목 등 모두 똘똘 뭉쳐서 일했다. 그렇게 사업에 성공하고 나니 다른 민원 해결에도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수원공업고등학교 앞 주변의 안전한 통학로 조성, 신규 아파트에서 운영되지 않던 경로당 문제 해결, 어두운 보행로 개선, 한전의 변압기 설치부지 공유재산 사용료 납부 거부 관행 개선, 학교환경개선 협력사업 컨설팅 예산 절감 기여 등 핑퐁민원・복합민원을 원스톱 서비스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적극적인 현장 조사로 수개월간 지속된 파출소 옹벽에 원인 모를 악취 해결 및 하수관 정비와 주민 협조요청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다. 이어 깨끗하게 정비된 파출소 뒤편 옹벽에 벽화를 그리며 주변 환경 개선까지 해 수원중부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 홍승화 민원협력관이 9월 12일 수원중부경찰서 동부파출소 환경 개선에 적극 참여해 감사장을 받고있다.     ©수원화성신문

 

홍승화 민원협력관은 수원 곳곳을 다니며 민원인들과 공감하고 소통하고 있는데 “도움을 청하시는 민원인들을 만나면 항상 마음이 먼저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그의 시민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새빛민원실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무실에서는 주로 악성 민원을 담당하고 있는데,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홍 민원협력관은 “소리를 지르거나 욕하시는 분도 계신다. 그렇지만 그분들도 답답하고 화가 나 그러실 것이다. 그래서 한 시간이든, 두 시간이든 최대한 이야기를 다 들어드리고 그 분의 상황에 맞춰 상담해 드린다. 그 후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저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라고 해결 방법을 제시해 드리면 정말 고마워하신다.”라고 전했다. 민원인을 대하는 그의 노하우로 7~8년째 오는 민원을 해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승화 민원협력관의 뛰어난 공감 능력과 소통 능력은 사실 그 또한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기에 다른 이들의 힘듦을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인생은 아픈 만큼 성숙하고 지혜가 생기는 법이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가장이 되어야 했다. 모진 세파를 겪으며 상처가 컸다. 그렇지만 그런 아픔이 자산이 되어 다른 분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 커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린 가장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르바이트여서 처음엔 KFC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일하다가 군대를 다녀온 후 KFC 정규직으로 8년간 근무했다고 했다. 이후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활동하다가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을 보며 마음이 너무 안타까워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다 김진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활동하게 되었는데, 그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KFC에서 서비스를, 자동차 영업사원일 때 상담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김진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하며 국민을 섬기는 방법을 배웠는데 이 모든 노력이 지금의 나를 만든 것 같다.”라고 회상했다.

 

근무하는 동안 보람을 느낀 적이 있는지에 대해 그는 “진실성을 보이면 민원인분들도 감동하신다.”라며 간혹 법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을 때 이유를 상세히 말씀드리면 오히려 그동안 도와주려고 열심히 노력한 것을 알고 있다며 괜찮다, 고맙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지난번 비 오는 날 안양에서 버스를 타고 인계동에 있는 병원을 찾아오신 85세 할머니가 계셨다. 회의 시간은 다 되어 가야 하는데, 빗길에 할머니께서 길을 못 찾아 두리번거리시는 걸 보고 마음이 아파 직접 병원까지 부축해 모시고 가 접수까지 도와 드렸다.”라고 하며 그때 길에서 우연히 그를 본 지인이 사진을 찍어 보내 ‘형님 같으신 분이 우리 수원에 있어 참 좋다’고 해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업무상 고충도 있다. 홍승화 민원협력관은 너무 무례한 민원인이 오면 물론 힘들지만, 그분들과 대화하다 보면 외롭고 마음이 아프신 분들도 많아서 복합적인 감정이 들 때가 있다고 토로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묻자, 홍승화 민원협력관은 “어린 가장으로 방황할 때 고등학교 3년간 담임을 맡아 주셨던 선생님께서 나를 잡아 주시고 기회를 주셨다.”라고 하며 그동안 좋은 분들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민원은 서비스다. 그래서 지금까지 쌓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수원 시민을 빛나게, 그리고 최고로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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