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칼럼] ‘대권의 변방’ 경기도, 드디어 중심에 서다6 ·3 대선, 서울의 그림자에서 경기도가 말을 걸다
대한민국 정치사의 오랜 공식이 있다. ‘수도권 중심이되, 서울 편중.’
행정수도 논의도, 정치권의 인물 배출도 늘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구조 속에서, 인구 1,300만의 경기도는 언제나 ‘크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로 취급돼왔다. 대선에 나선 인물은 많았지만, 결국 결과는 늘 같았다. ‘경기도지사 출신 대통령은 없다’는 현실.
그러나 이번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그 공식을 뒤흔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거대 양당이 나란히 경기도지사 출신 인물을 후보로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의 김문수 후보. 두 사람 모두 경기 도정을 책임졌던 경험이 있고, 각자의 방식으로 도민들과 마주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경기도민만이 아닌, 전 국민 앞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도는 단지 인구가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다. 서울과 인천을 둘러싸며 교통, 주거, 복지, 교육 등 삶의 총체적 문제들이 집중된 곳이다. 수도권의 가장 치열한 삶의 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과 도지사를 거치며 ‘모라토리엄 위기 도시’를 ‘재정 우등 도시’로 탈바꿈하며, 기본소득(청년배당) 실험과 지역화폐 도입, 무상교복, 산후조리비 등 복지 중심 정책을 통해 도민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김문수 후보는 GTX 구상과 수도권 통합요금제 추진 등을 통해 수도권 교통 환경의 개선을 시도한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대권 3수생’이다. 개인의 정치적 행보로 보면 분명 집요한 도전이고,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검증된 경험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엇을 해왔느냐보다, ‘누구를 위한 정치’를 해왔는가다. 정책이 숫자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꿨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기본소득은 여전히 논쟁적이다. 그러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사실 자체가 정치의 역할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 노동 속에서 복지의 재정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도정의 영역에서부터 실천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지점이 분명히 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자유한국당 이후 정치 활동에서 보수 유튜브 출연, 반공주의적 강성 발언, 종교색 짙은 주장 등을 이어 가는 등 지난 수년간 극우 성향의 발언과 정치적 행보로 인해, 오히려 중도 국민과의 거리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반공주의와 정통 보수 성향은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그의 정책은 보수층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은 경기도민에게는 특별한 물음표를 던진다. “과연 경기도는 대한민국 정치의 주축으로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다. 단지 지역 출신 대통령의 탄생이 아닌, 그 인물이 이 지역의 민심과 상처, 요구를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는가가 더욱 중요한 시대다.
이번 6월 3일, 대한민국의 정치사는 조용하지만 분명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흘러온 권력의 구조 속에서 한 번도 ‘정치의 주체’로 주목받지 못했던 경기도. 그러나 이제 그 경기도가 대통령 후보를 직접 배출하며, 정치 중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기도는 그동안 숫자로는 크지만, 존재감은 미미했던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 선거는 다르다. 단지 도지사 출신 후보가 나왔다는 것을 넘어, 경기도민이 직접 검증한 리더를 전 국민 앞에 세우는 순간이다.
이제 경기도민은 처음으로, 자신이 살았던 동네의 행정을 경험한 이가 나라 전체를 운영할 기회를 갖게 되었다. 단지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정치적 태도와 행정의 결과,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을 냉정히 따져 묻는 일. 그것이 바로 이번 선거에서 경기도민이 맡은 ‘역사적 역할’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6.3 대선이 경기도민의 정치적 성장이자, 그들의 자부심이 공식화되는 날이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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