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글로벌 전자가격표시기 시장 노리는 ㈜라인어스

‘가격표’ 그 이상의 것을 창조하다

이소영 기자 | 기사입력 2016/06/12 [02:46]

[기업탐방] 글로벌 전자가격표시기 시장 노리는 ㈜라인어스

‘가격표’ 그 이상의 것을 창조하다

이소영 기자 | 입력 : 2016/06/12 [02:46]

“지금부터 15분간 수박 한 통 가격을 50% 할인 판매합니다. 이보다 더 저렴한 상품이 있으면 최저가 보상을 해드리겠습니다.” 대형마트 직원이 세일 소식을 알리자마자, 가격표시창이 2만 원에서 1만 원으로 바뀌었다. 수박을 사려던 주부A씨는 스마트폰 NFC근거리무선통신)모드를 켠 후, 가격표시창에 가까이 댔다. 순식간에 인근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수박 시세가 휴대폰 창에 떴다. 가장 싼 가격이 맞았다. 이 같은 상황은 SF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최근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제품 정보를 종이 대신 전자기기로 표기하는 전자가격표시기(ESL·Electronic Shelf Label)를 도입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라인어스(대표 김현학)는 상상했던 일들을 일상으로 만든 ESL 전문 업체 중 하나다. 특히 라인어스는 문자와 숫자로만 표시할 수 있는 기존 ESL과 달리 이미지까지 전송할 수 있는 ‘인포탭’ 솔루션을 자체 개발,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 전자가격표시기(ESL)을 설치한 이탈리아 보테카 토리노 매장     © 수원화성신문

 

                               '고객에 맞춤형 서비스 제공해 신뢰도 구축'

                       '한국 벤처기업 저력 보여줄 수 있는 글로벌 기업 도약 꿈 꿔' 

 

3세대 전자가격표시기 인포탭(InforTab) 솔루션 세계 최초로 선봬

“앞으로 대형마트에서 종이 가격표는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2일 수원 권선구 산업단지 내 위치한 라인어스 본사에 들어서자, 김현학(49)대표는 새우의 단위가격과 이미지가 표시된 전자 가격표시기를 자신있게 보여줬다. 이태리 수산시장에 깔린 라인어스의 제품이었다. 925㎡(280평) 규모의 회사 한 쪽에 자리한 공간에는 라인어스가 지난 2014년 세계최초로 만든 ‘인포탭(InforTab)’ 여러 개가 놓여있었다.

 

 

▲ 인포탭 전시 모습     © 수원화성신문

인포탭은 2.4Ghz 무선통신으로 문자와 숫자는 물론 이미지까지 전송할 수 있는 풀이미지 방식의 가격표시기다. 여기에 QR코드를 비롯해 재고확인, 할인쿠폰 다운로드 등 여러 정보를 담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한 ‘전자 라벨’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전자가격표시기가 2세대~2.5세대 제품이라면, 인포탭은 한단계 진화된 3세대 제품이다.

 

“인포탭만 있으면 직원들이 상품 정보를 종이로 출력해 매대에 부착하는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죠.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손쉽게 정보를 얻고 구매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수적인 정보 매개체입니다.”

 

㈜삼성전기에서 ESL 제품개발과 사업을 총괄했던 김현학 대표는 지난 2014년 그간의 경험을 살려 라인어스(RAINUS)를 창업했다. 라인어스는 ‘합리적인’이라는 뜻의 ‘rational’과 ‘우리 안의’라는 뜻의 ‘in us’를 합친 말이다.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합리적이고 유연한 조직을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10여명의 라인어스 직원 모두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됐다.

 

라인어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ICT 역량을 갖추고 있다.

고성능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인 지그비(ZIGBEE) 네트워크 방식을 채용하면서도 태그와 게이트웨이, 서버를 자체 개발해 고객의 요구사항과 유지보수에 대해서도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동시에 6만 5000개 이상 관리할 수 있단다. 여기에 저 전력 기술을 갖춰 5~10년까지 쓸 수 있는 긴 배터리 수명과 가격 경쟁력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김 대표는 “기존 흑백 화면으로만 제공하던 가격표시기에 빨간색과 노란색상의 컬러를 보강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스마트 폰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 기능도 계속해서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유럽 전자가격표시기 시장 공략 강화

라인어스의 비전을 알아본 SK텔레콤은 지난해 라인어스에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브라보! 리스타트/드림 벤처 스타(DVS)’를 지원, 올해부터는 협력사로 발 벗고 나섰다. 현재 라인어스 마케팅 팀은 서울 중구 명동 YWCA 빌딩 SK텔레콤 행복창업지원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 SKT 신촌 체험관     © 수원화성신문

라인어스의 인포탭을 도입하려는 유럽 유통업체도 늘어나고 있다. 유럽 에서는 기본적인 가격 외에 유통기한, 칼로리, 종교적으로 처리된 음식 같은 주요 정보를 규격에 맞춰 자세히 표기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인포탭 설치된 이탈리아 보테카 매장     © 수원화성신문

지난 4월 라인어스는 이탈리아 유기농 고급 매장에 ‘인포탭’ 설치 계약을 체결하고 첫 번째로 토리노 매장에 5억 원 상당의 인포탭 수주하고 현재 4000대를 설치했다. 창업 3년차인 신생 기업이지만, 해외에서도 굵직한 ESL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라인어스는 토리노 3개 매장과 밀라노, 로마 매장에 오는 9월까지 추가로 설치 할 계획이다. 이밖에 국내외 글로벌 협력회사와 15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0억 원 상당의 수주물량을 확보했다.

 

라인어스가 최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인포탭은 플렉서블(Flexible) 패널로 만든 태그다. 이 패널은 일반 디스플레이와 달리 자유자재로 쉽게 구부러지고, 깨지기 쉽지 않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샘플로 만든 플렉서블 태그를 가리키며 “최근 유럽의 대형 유통기업에서 함께 코웍(Co-work)하자고 제안이 들어와서 준비단계에 있다. 플렉서블 패널로 매장을 꾸민다면 축구 경기장에 있는 전광판처럼 광고효과를 노릴 수 있다. 사이즈도 다양하게 제작해 보려고 한다. 시장 규모 만해도 1조원 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CT 부문서 시장경제 선도자 역할 기대

김현학 대표가 일을 추진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질 중 하나는 꼼꼼함과 끈기다. 제품 하나가 잘못되면 기업 신뢰와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 이러한 이유로 라인어스 사옥 내에는 액정과 배터리 상태, 외관 등 내·외부 성능을 검사할 수 있는 ‘테스트실’이 별도로 있다. 김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수 천개의 인포탭을 실행시킨 후 불량 여부를 일일이 확인한다. 소비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선사하겠다는 다짐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오전에도 국내 대형 헬스·뷰티용품 전문점에 들어갈 인포탭 테스트를 몇 번에 걸쳐서 했다”며 “품질·서비스·속도의 미세한 차이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향후 7년 내 ‘글로벌 일등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국내외 메이저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한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대륙별 협력사(SI)를 개척, 소비자와 업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오는 2018년까지 매출 1513억 돌파를 위해 양적·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라인어스

- 위치 :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산업로 173-36(고색동 1028번지) 3층

- 대표번호 : 031-548-0772

- 홈페이지 : http://www.rainus.co.kr/

 

▲ 김현학 대표     © 수원화성신문

[김현학CEO 일문일답]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벤처기업의 저력 보여줄 것”

 

-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삼성전기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ESL사업 초반부터 기획, 개발, 영업 전반적인 것을 도맡아 진행했다. 그런데 부품을 만드는 회사다보니 사업을 규격화시켜서 하기 힘든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마침 사업을 축소해 분사하는 시점이었기 때문에, 창업을 결심했다. 보다 전문적으로 나서서 이 시장에 뛰어들어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삼성전기에서 초소형 멀티 레이어 칩 안테나와 RF ESL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인포탭을 세계 최초로 개발, 상표등록 하는 데 성공했다. 엔지니어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제품을 런칭해서 사람들이 쓰는 것을 보면 가슴이 벅차다.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CEO가 보는 인포탭의 전망과 활용범위는 어떤가.

-지금은 유통분야에서 주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 인포탭의 활용범위는 굉장히 넓다. 병원이나, 학교, 관공서, 식당, 항공 분야 등 전 산업군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포탭을 집에 설치하면, 문패도 수시로 바꿀 수 있다. 사무실에서는 직원들의 생일, 휴가 여부, 회의 일정 등을 알림판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자가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설치만 하면 사용료가 없다. 이 때문에 2, 3년 뒤 최소 두세 배 시장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1인 1 인포탭 시대가 언젠가는 올 거라고 믿는다. 라인어스는 여기에 발맞춰 꾸준히 연구·개발해 나갈 것이다. 에너지를 재생할 수 있는 차세대 친환경 인포탭을 만드는 게 목표 중 하나다.

 

-국내외 업계 반응은 실제로 어떤가.

-현재 세계 ESL 시장에서 프랑스 SES와 스웨덴 프라이서가 1, 2위를 다투는 등 유럽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라인어스도 유럽에서 입찰을 하면, 이들 업체와 꼭 같이 경쟁을 한다. 최근 우리 제품이 유럽에 점점 알려지면서 디자인면에서나 속도 안정성에 있어서나 세계 최고 제품임을 임증 받고 있다. 해외의 경우는 1세대 7-Seg 제품에서 2세대 그래픽 폼으로 전환 되고 있는 시점이다. 아직까지 인포탭은 시장규모가 작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로컬 지원이 가능한 50개 이상의 해외 전문 업체와 파트너십을 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영업을 확대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벤처기업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

 

- 자신만의 경영 철학이 있다면.

일을 함께하는 ‘사람’을 중요시 여긴다. 라인어스 인력은 2007년부터 삼성에서 2.4Ghz 무선통신 전자 라벨 및 Solution 사업에 참여한 고급 핵심 인력이 모여 있다. 이해도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일을 해서 의사소통이 쉽고 빠르다. ICT는 시간 싸움이기 때문에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고객들이 필요로 할 때, 그에 맞게 런칭을 해줘야 시장을 키울 수 있다. 인력비를 아끼겠다고 경력이 짧은 친구들을 고용 했으면, 개발도 늦어졌을 거고 당연히 안전성을 확보하기도 어려웠을 거다. 전문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를 인포탭 단말기 안에 넣었기 때문에 경쟁업체가 따라오기 쉽지 않다. 지금처럼 최고의 기술을 가져가면서 스피드를 내서 회사를 키워 나가려고 한다.

 

-바라는 인재상은.

-어떤 일을 맡았을 때 끝까지 해내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사실 일을 하다보면 생각대로 안 될 때가 많다. 여기서 끝까지 가는 사람들과 멈추는 사람들 두 분야로 갈린다. 말은 잘해도 결과물이 없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머릿속에 구상한 것을 묵묵히 해내서 평가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후자의 경우를 좋아하고, 나 역시 그렇게 일을 하려고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는.

보통의 회사들은 4분기로 보면 1~2분기는 바쁘고 3분기에 휴가가 끼면서 4분기도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라인어스는 거꾸로 4분기와 1분기를 바쁘게 보낸다. 그래야 준비가 잘 된다.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앞으로 돈이 없으면 무시 받을 수밖에 없는 세상이 오지 않았나. 다 함께 잘 살아야한다. 하반기 즈음 인력충력을 해서 내년을 함께 준비해나갈 생각이다.

 

김현학 대표는?

고려대 공학박사(2001년) 

삼성전기(2001년~20014년)

㈜라인어스 대표이사(2014~현재)

- 초소형 멀티 레이어 칩 안테나 세계 최초 개발 및 상용화 성공

- 안테나 개발해 삼성 폰에 적용 상용화

- RF ESL 개발 및 세계최초 상용화 시스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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