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원청년상인회 정지영 회장, “청년 상인의 버팀목 되겠다”150명 회원 기반 실행형 조직으로 성장…민관·학 협업 모델 주목
청년이 깨우는 수원 상권…연대로 만든 새로운 브랜드 대학 협업부터 지역 봉사까지... 콘텐츠로 소통하는 ‘진짜 수워너’ 행궁동 넘어 수원 전역으로 도약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으로 무장한 ‘실전형’ 공동체 전문가 자문단 구축... 1인 상인 돕는 비즈니스 안전망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한 시인은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결실이 비바람에 흔들리며, 그 줄기를 곧게 세웠음을 노래했다. 이처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 속, 흔들림의 연속이었던 삶 속에서도 자신의 터전을 지키며 지역과의 동행이라는 가치를 선택한 이들이 있다. 스스로를 ‘수워너’라 부르며 로컬 브랜드의 가능성을 증명한 수원청년상인회 정지영 회장과 수많은 청년 상인들이 그 주인공이다. 수원청년상인회는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네트워크로 성장했다. 이들의 행보는 ‘수원청년상인회’라는 이름 자체를 하나의 신뢰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있다. 젊음의 활력으로 상권을 깨우고, 소통의 힘으로 지역의 내일을 일궈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이에 수원화성신문에서는 수원청년상인회 정지영 회장(만 40세)을 만나 앞으로의 비전과 지향하는 가치, 운영 전략에 대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수원화성신문: 수원청년상인회는 어떤 계기로 설립되었나?
정지영: 시작은 ‘수원천상인회’였다. 이후 활동의 폭이 넓어지며 ‘행궁동청년상인회’로 이름을 알렸지만, 지난해 여름,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지역적 한계를 넘어선 연대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 뜻이 모여 2025년 ‘수원청년상인회’로 공식적인 명칭 변경을 완료하고, 새롭게 거듭났다. 이는 수원 전역의 청년 상인들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네트워크로서 상권의 시너지를 높이고, 청년 상인들의 단단한 구심점이자 혁신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함이었다.
그간의 청년 상인들은 각자의 점포에서 치열하게 생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정작 서로를 잇는 연결고리가 없어서 고립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공유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래서 수원청년상인회는 청년 특유의 감각과 열정을 동력 삼아, 활력 넘치는 상권을 조성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청년들이 구심점이 되어 누구나 머물고 싶고, 생동감 넘치는 상권을 만들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우리를 뭉치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수원화성신문: 청년상인회가 기존 상인회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무엇인가?
정지영: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다. 기존 조직이 절차와 형식에 무게를 둔다면, 저희는 현장의 문제를 즉각 해결하는 실천주의를 지향한다. 구성원 대다수가 현장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상인들이다 보니, 문제 제기부터 실행까지의 시차를 줄이고, 회의 안건이 탁상공론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현장에 투영된다. 특히 생업으로 바쁜 영세 상인들을 고려해, 임원진이 책임감을 갖고 신속히 의사결정을 내리되, 과정은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신뢰를 쌓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현재 수원청년상인회에는 어떤 업종의 청년 상인들이 참여하고 있나?
정지영: 수원청년상인회는 업종 간의 경계를 허문 초연결 네트워크다. 카페, 음식점, 디저트, 공방, 소매, 디자인, 콘텐츠, 서비스업 등 수원 비즈니스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 매우 다양하다.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고 수원에서 꿈을 펼치는 청년 사업가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열린 네트워크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현재 150여 명의 회원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는 200여 명이 목표다. 무분별한 확장보다는 한 분 한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내실을 다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수원청년상인회가 지금까지 진행해 온 주요 활동이나 사업은 무엇인가?
정지영: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2025년 하반기, 수원여자대학교 시각디자인과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내 5개 청년 상인 업소의 브랜딩을 진행한 것이다. 대학과 상인이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인 모델을 고민하다가 기획하게 되었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학생들은 평소 애정을 가졌던 지역 상점을 연구하며 브랜딩과 마케팅을 직접 디자인하는 열의를 보여 주었다. 학생들에게는 강의실 밖의 생생한 실무 경험을, 상인들에게는 브랜드 개선의 기회를 제공한 사례로 수원여대에 400만 원의 장학금도 수여한 뜻깊은 활동이었다. 이는 단순한 협업을 넘어 민·관·학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상적인 상생의 모델이 되었다. 상인들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지역 사회의 인재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해 행궁동에서 수원청소년청년재단과 함께 개최한 청년축제도 기억에 남는다. 많은 시민의 관심 덕분에 청년 상인이 지역 문화의 당당한 주역임을 실감했다. 이 외에도 골목 행사 기획, 지역 축제 참여, 시·구청 간담회, 청년상인 네트워킹, 상권 브랜딩 논의 등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러나 저희가 지향하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상권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최근 수원 전역으로 조직을 확장하고 운영을 제도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우리 회원인 프리랜서 작가분들이 다른 업체의 사진을 찍어주며 서로를 홍보하는 재능기부 현장을 볼 때면, 우리가 꿈꾸던 상생의 공동체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 같아 뿌듯함을 느낀다.
수원화성신문: 어떤 계기로 수원청년상인회 회장을 맡게 되었는지?
정지영: 전임 회장님께서 헌신적으로 기틀을 닦아주신 덕분에 지금의 상인회가 존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임 회장님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석이 생기면서, 조직이 더 도약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누군가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상인회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야 했고, 동료 상인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제가 그 중책을 맡게 되었다. 거창한 포부보다는 우리 청년 상인들의 절실함을 가장 가까이서 대변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
수원화성신문: 회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운영 원칙이나 가치가 있다면?
정지영: 먼저 정보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생업에 매달리다 보면 정작 자신들에게 필요한 지원 사업이나 행정 정보를 놓치기 일쑤다. 저희는 단 한 명의 회원도 소외되지 않는 정보 공유를 최우선으로 한다. 특히 1인 상점이 많은 청년 상인들의 특성을 고려해 모든 소통은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참석하고 싶어도 문을 닫고 나올 수 없는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 회원들은 수원시 전체를 놓고 봐도 손색없는 우수한 인재들이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과 재능을 가진 이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네트워킹을 제공하고, 그 힘을 모아 지역과 상생하는 길을 걷는 것, 그것이 저희가 바라는 ‘진짜 도움이 되는 상인회’의 모습이다. 청년 상인들의 이익과 지역의 상생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수원청년상인회는 단순한 단체가 아닌 그 이상의 가치 있는 공동체로 진화하고자 한다.
수원화성신문: 수원에서 커피숍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수원’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나?
정지영: 수원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초·중·고 시설의 추억이 깃든 곳이다. 스스로를 ‘수워너(Suwoner)’라고 부를 만큼 애정과 자부심이 있는 도시다. 특히 행궁동은 수원의 자랑인 화성행궁과 주민들의 일상이 공존하는 곳으로, 가장 수원다운 브랜드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장소였다.
2017년 행궁동에서 정지영커피로스터즈의 문을 열며 제가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로컬 브랜드도 충분히 전국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게 수원과 행궁동은 단순한 입지가 아니라 브랜드의 시작이자 정체성 그 자체다. 이러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이제는 혼자가 아닌 수원 전역의 청년 상인들과 함께 우리 도시의 가치를 증명해 나가고 싶다.
수원화성신문: 지역에서 사업을 하며 느끼는 수원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지영: 수원의 가장 큰 매력은 ‘관광의 활력’과 ‘시민의 일상’이 밀도 있게 공존한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활발한 기업 유치와 첨단 산업 육성 행보는 수원을 단순한 소비 도시를 넘어 미래 성장 동력을 직접 생산하는 역동적인 곳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특히 행궁동을 비롯한 구도심은 청년의 감각이 투입되는 순간 가장 역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곳이다. 청년의 창의성이 지역 상권과 만나 실질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풍부하다. 관광과 산업, 생활 인프라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수원은 청년들이 도전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진 도시라고 확신한다.
수원화성신문: 청년 상인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와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
정지영: 사실 가장 힘든 순간은 의욕적으로 기획한 행사의 참여도가 기대에 못 미칠 때다. 하지만 30대 청년 상인들은 생업은 물론 결혼과 육아라는 삶의 무게를 동시에 짊어지고 있기에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래서 이제는 그들의 일상을 존중하며, 더 미리 공지하고 배려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귀한 시간을 쪼개 달려와 응원을 건네는 상인들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우리에겐 ‘간절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에, 플리마켓 부스 하나를 운영하더라도 서로 자기 일처럼 돕는다. 특히 다가올 10월 수원화성문화제를 준비하며 숨은 공방들을 하나하나 발굴하고 있는데, ‘내 브랜드를 알릴 기회가 생겨 감사하다’는 상인들의 미소를 볼 때 회장으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수원화성신문: 앞으로 수원청년상인회가 중점적으로 나아가고 싶은 방향은?
정지영: 외형적인 팽창보다는 회원 간의 끈끈한 네트워크와 우리만의 독자적인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다. 수원시에서 진행하는 ‘수원이 굿즈 공모전’ 참여를 통해 상인회 브랜드를 기획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저 역시 30대 초반에는 가게에만 매몰되어 정보의 사각지대에 있었다.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해야 하는 1인 자영업자들의 외로움과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서 청년상인회는 투명한 정보 공유는 물론, 법률·세무·컨설팅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청년 상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자 한다. 청년 상인들은 끌어주고 밀어줄 오너가 없어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수많은 청년들이 꿈을 안고 창업했지만 어려움에 폐업을 결정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이에 수원청년상인회는 오랫동안 상권을 지켜온 베테랑들과 신진 청년 상인들이 함께 서로의 성장을 견인하는 단단한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지역 봉사활동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감사하게도 많은 회원분들이 취약계층을 위한 도시락 나눔이나 개인적인 봉사활동을 실천하고 계신다. 상인회 차원에서도 밤샘 제설 작업으로 고생하시는 공무원분들에게 커피 나눔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명절 때도 이웃을 위해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수원화성신문: 수원 시민들과 지역사회에 수원청년상인회가 어떤 존재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정지영: 청년 상인들은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다. 수원의 매력을 가꾸는 콘텐츠 생산자라고 생각한다. 젊은 감각으로 기획하고 브랜딩해서 시민들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자생력을 키우고 싶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 수원청년상인회 소속이라면 믿고 가도 좋다는 확신을 드리고 싶다. 유명 백화점이 엄선된 브랜드만 입점시키듯, 저희 역시 시민들에게 검증된 품질과 특색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하나의 프리미엄 로컬 브랜드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공동체로 나아가겠다.
수원화성신문: 마지막으로, 수원청년상인회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정지영: 수원에서 사업을 펼치는 청년분들에게 ‘혼자 고민하지 마시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 상인회는 이미 앞서 길을 닦아온 수많은 동료가 있고, 이들과의 체계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실제로 회원들 간의 협업과 콜라보가 활발히 일어나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우리가 지역에서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성공하는 것이 곧 상인회의 성공이며, 나아가 수원시의 성공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수원청년상인회는 지역 사회와 동행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수원을 사랑하고 상생의 가치를 믿는 청년 상인이라며, 언제는 수원청년상인회의 문을 두드리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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