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 칼럼] 선거의 잠재적 의미

김연호 | 기사입력 2026/06/18 [08:07]

[김연호 칼럼] 선거의 잠재적 의미

김연호 | 입력 : 2026/06/18 [08:07]

▲ 김연호 수원시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장     ©수원화성신문

 

선거에서 승리를 한 당선자는 위대한 국민의 선택이자 승리라는 당선 소감을 내놓은다. 반면 패배를 한 낙선자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낙선 소감을 밝힌다. 물론 정치인의 그런 상투적인 발언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시민은 거의 없다. 솔직히 필자도 아무런 감흥 없이 당선자 낙선자의 선거 후 소감을 그냥 흘려듣는다. 주요 정당의 지도자들은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을 알고는 있는 걸까? 지난주 끝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는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시민의식과는 동떨어진 그들만의 논평을 내놨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따른 당 대표의 거취를 묻는 질문에 “제가 되물을게요. 객관적인 데이터를 놓고 여러분은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라고 반문을 했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제기되는 ‘상당히 선전했다’라는 평가를 사실상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개혁·소장파와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제기된‘선거 참패론’에 대해 장 대표는 “선거는 객관적 데이터로 평가해야 한다”라며 ‘선거 선전론’을 주장하였다. 더불어민주당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청래 대표는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전국적 승리를 자축하며 먼저 국민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문제 제기된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인식하고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전국적인 차원에서 봤을 때 민주당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이를 뒷받침해 준 지지자와 국민들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정 대표의 이런 평가는 민주당이 거둔 전국적 승리의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당 대표의 자화자찬식 선거결과 평가에 대한 시민과 지지층의 반응은 냉담했다. 필자도 본인들의 책임을 면피하고 정신승리 방식으로 선거결과를 해석하는 것에 대해 당혹스러웠다.

 

서로 이겼다고 주장하는 정신승리 방식의 선거 결과 평가에 시민은 당혹스러워

투표지 부족 사태로 불거진 선거와 참정권의 의미를 되새겨야

아직도 선거 과정에서 시민은 동원의 대상이자 설득을 당해야 하는 객체로만 취급

이제 선거가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우리 모두를 당혹하게 만든 사건은 선거 당일 벌어졌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곳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21세기 대한민국 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한 사건이 발생하리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 그 속보를 접하고는 필자도 “이건 뭐지 가짜 뉴스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재선거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까지 일어났고, 선거관리위원회 해체론까지 제기되었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규명과 후속 조치 방안 마련을 주문하였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지 8일만인 지난 11일에 경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지역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오전 9시부터 과천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송파, 서초, 강남, 광진, 동작구 등 지역 선관위 사무실에서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직선거관리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를 적용할 예정이고, 이번 대대적인 압수수색에는 광역수사대 소속 경찰과 국가수사본부, 서울청 디지털포렌식 요원 등 100여 명이 투입된 것이 주요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또한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꾸려진 검경 합동수사본부 소속 검사 3명과 수사관 등 10여 명도 현장 지원에 나섰다고 한다. 경찰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의 참정권 침해를 야기한 원인 규명 등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직도 우리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건이지만, 그 실체적 진실만은 논란의 여지가 남지 않도록 명확하게 규명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양 당 지도부의 황당한 평가와 더불어 투표지 부족 사태를 보고 필자가 주목한 점은 주요 정당과 국가기관이 선거 관련해서 시민을 바라보는 관점이 아직도 시민을 주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투표장으로 불러내야 하는 동원의 대상이자 본인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관리하고 설득해야 하는 객체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주권정부를 주창하고 있는 정부의 인식과 우리 시민의 인식과도 괴리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민주주의 제도에서 선거가 갖는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고 당선자와 낙선자가 드러나는 것이 선거의 의미가 아니다. 선거과정에서 당연히 주인은 우리 시민이고, 그 선거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시민은 그 축제를 충분히 즐길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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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월백 2026/06/21 [18:44] 수정 | 삭제
  • 중심을 잡아주는 칼럼 잘 읽었습니다
  • 막둥 2026/06/20 [16:39] 수정 | 삭제
  • 선거라는 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필요한것같습니다. 용지부족.투표시간연기등 이런게 지금까지의 선거였던 건가? 의문이 생기는 황당한일이 생기다니...웃픈현실입니다. 좋은글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 제발재벌 2026/06/20 [16:02] 수정 | 삭제
  • 선거는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가 지향해야 할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글의 마지막 단락에 담긴 이 메시지야말로 민주주의의 본질을 정확히 관통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선거를 표를 얻기 위한 공학적 계산법으로 접근하지만, 시민에게 선거는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권 행사의 장입니다.
  • 특례시민 2026/06/19 [10:29] 수정 | 삭제
  • 부정선거가 아니라 부실선거인데...언론의 판짜기에 은근 부아가 납니다.
  • 아자아자송 2026/06/19 [09:42] 수정 | 삭제
  • 일방적인 승리와 패배를 직감했던 개인으로서는 많은 아쉬움을 느낍니다. 이것이 국민의 선택의 결과라고 받아들여야 함이 명백하다. 틀린것이 아니라 왜 다른 결과가 나왔을까라는 생각하며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나 국민의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다. 국민이 항상 옳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늘 바른 방향으로 결정하려고 했고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바로 잡으려고 했고 이것이 국민의 선택이고 결과이다. 모든 정치인이 국민을 바라보는 진정한 올바른 정치를 하려고 노력해서 성숙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완성되어 가길 기원합니다.
  • 멋진인생 2026/06/18 [13:07] 수정 | 삭제
  •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축제가 된다면 더할나위없겠죠
  • 서울에서 2026/06/18 [10:13] 수정 | 삭제
  • 양당이 모두 아전인수격 해석만하고 국민의 뜻은 관심없는거 같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국제정세도 어지러운데 정치인들은 자기잇속만 챙기려고하니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네요. 새로뽑힌 정치인들에게 하나도 기대가 안되는 암담한 현실입니다.
  • 햇살 2026/06/18 [10:09] 수정 | 삭제
  • 아직도 윤석열이 싸놓은 똥이 남아서 냄새를 풍기고....
  • 시민의힘 2026/06/18 [09:48] 수정 | 삭제
  • 살다살다 투표용지 부족으로 선거를 못하다니...21세기 대 한 민 국...이번 사태로 새로이 정비하는 계기가 되길
  • 종만네 2026/06/18 [09:33] 수정 | 삭제
  • 선거의 잡음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군요. 투표용지 부족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작금의 정치적 양태를 보면 작가님의 말씀대로 아직 정치가 시민을 객체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씁쓸한 선거였지만 그래도 희망을 놓아선 안되겠지요.
  • 글래스 2026/06/18 [09:31] 수정 | 삭제
  •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 권리이자 의무!!
  • 원더맘 2026/06/18 [09:23] 수정 | 삭제
  •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려면 투표하고 싶은 후보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DJ의 당선과 바보노무현의 당선...그리고 지금까지~~그 당시 열광했던 시민의 힘이 작가님의 글을 읽어내려가며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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