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칭찬 인터뷰] 이정욱 산림휴양팀 “수원의 숲을 밝히는 것이 나의 소명”

수원시청 녹지경관과 이정욱 산림휴양팀장을 만나다
‘솜사탕 나무’ 전국 롤모델로 만든 조경 전문가
李 "나의 긴장감이 시민의 안전한 일상이 되길"

권선미 기자 | 기사입력 2026/07/29 [08:57]

[릴레이 칭찬 인터뷰] 이정욱 산림휴양팀 “수원의 숲을 밝히는 것이 나의 소명”

수원시청 녹지경관과 이정욱 산림휴양팀장을 만나다
‘솜사탕 나무’ 전국 롤모델로 만든 조경 전문가
李 "나의 긴장감이 시민의 안전한 일상이 되길"

권선미 기자 | 입력 : 2026/07/29 [08:57]

▲ 7월 13일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에서 이정욱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수원화성신문

 

조경 전문가에서 산림재난 책임자로… 수원의 푸른 숲 지키는 23년

산림휴양팀 업무의 90%... 시민 생명 지키는 재난 대응

수원의 숲과 시민의 안전 지키는 외유내강형 공직자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를 향한 뚝심 있는 발걸음

 

 

“제 이름이 뜰 정(庭)에 빛날 욱(郁) 자를 씁니다. 말 그대로 ‘정원을 밝게 빛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수원이 지닌 거대한 자연이라는 정원을 시민들이 안심하고 즐길 수 있도록 환하게 밝히는 것, 그것이 제 운명이자 소명이라 믿습니다.”

 

지난 13일, 수원시 공원녹지사업소에서 만난 녹지경관과 이정욱 산림휴양팀장(만 46세)은 이렇게 말했다. 이 팀장은 나무를 심고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가꾸는 것을 좋아하는 온화한 성정의 소유자이지만, 시민의 안전 앞에서는 누구보다 당차고 굳은 심지를 발휘하는 ‘외유내강형’ 공직자다.

 

◇전문직 여성으로 당당하게... 공직의 푸른 꿈을 이루다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한 그는 2003년 졸업을 앞두고 현실의 높은 벽과 마주했다. 당시만 해도 일반 기업에서는 여성이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면 일터를 떠나는 것이 당연시되던 사회적 분위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더라도 한 사람의 전문직 여성으로서 자신의 일을 책임지며 당당하게 일하고 싶었던 이 팀장은 평생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고민하던 중, 전공을 살려 공공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녹지직 공무원'의 길을 선택했다.

 

방향이 정해지자 그는 주저 없이 노량진 학원가로 향했다. 매일 10시간씩 의자에 앉아 자신만의 푸른 정원을 설계하듯 독하게 공부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이정욱 팀장은 졸업하던 해에 당당히 합격을 했고, 2004년 수원시 공무원으로 임용되며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권선구청 건설과에서 수습 생활을 시작으로 장안구청, 영통구청, 팔달구청 등 수원시 4개 구청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한 환경사업소, 화성사업소 등 격무 부서를 마다하지 않으며 현장 전문가로서의 내실을 촘촘히 다져나갔다.

 

영통구청에서는 녹지 유지관리와 공원 시설물 관리, 다채로운 산림 프로그램 운영을 맡았고, 8급 시절 환경사업소에서는 골프장 관리를, 화성사업소에서는 수원화성 지역의 역사적 녹지 조경을 담당하며 묵묵히 맡은 바 최선을 다했다. 시의 대표 행사인 무궁화 축제를 3년 동안 성공적으로 이끈 것도 그의 손길을 거쳐 간 자랑스러운 발자취다.

 

◇산림휴양팀, 밤잠 설치는 90%의 재난대응 격무

올해 1월 산림휴양팀장으로 부임한 그에게 동료들은 산속에서 휴양하는 좋은 팀으로 간 것 아니냐며 부러움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현실은 산림 휴양 업무가 10%라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산림 재난 업무'가 90%를 차지하는 긴박한 부서라고 설명했다.

 

현재 산림휴양팀은 이 팀장 포함 3명의 직원이 수원의 방대한 산림을 지키고 있다. 산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전 훼손 가능 여부를 검토·허가하는 절차인 산지전용협의부터 산림사업 관리, 국도비 확보, 산림 보호까지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특히 봄·가을·겨울에는 산불, 여름에는 산사태와 병해충 방제 업무로 인해 사계절 내내 상시 대기 체제를 유지한다. 인간 이정욱은 비 오는 소리를 좋아하고 눈 덮인 풍경을 사랑하는 감성적인 사람이지만, 공직자 이정욱은 날씨 변화에 가슴 졸이며 주말을 반납하기 일쑤다.

 

 

▲ 지난 3월 칠보 자목경로당에서 이정욱 팀장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산불 발생 시 대피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 수원화성신문

 

그는 여름 장마철이 되면 토사 유출을 막기 위한 사방사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하고, 산림청에서 지정해 준 산사태 취약지역 8개소를 직접 발로 뛰며 실태조사를 벌였다. 

 

현재 이 팀장이 철저히 관리 중인 취약지역 주민 수만 해도 52명에 달한다. 비가 많이 쏟아지는 날이면 혹여나 사고가 날까 염려되어 주민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한다. 최근에는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이 수원의 푸른 숲으로 번지지 않도록 철통방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개발과 보전이 충돌할 때 주저 없이 '지키는 입장'에 선다고 강조했다. 산림 재난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보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름다운 사계절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늘 품고 있는 팽팽한 긴장감이 곧 수원시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켜준다는 사명감으로 현장을 지키고 있다.

 

◇평범했던 가로수를 전국적인 롤 모델 '솜사탕 길'로 바꾼 주역

공직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묻자, 그는 2014년 팔달구 공원녹지과 근무 시절을 회고했다. 당시 성빈센트병원 앞 가로수들은 공중의 고압전선에 닿으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어, 매년 가지가 대대적으로 잘려 나가는 수난을 겪었다.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주변 상가의 간판을 가리거나 인근 주택의 조망권을 해친다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정욱 팀장은 안전을 위해 매년 잘라내야만 한다면 시민들에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는 나무로 만들어 보자며 달콤한 막대사탕 모양의 조형 전정을 제안했다. 당시에는 선례도, 정해진 도면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수십 년 경력의 베테랑 조경 기술자들과 현장에서 호흡을 맞추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의 정성껏 모양을 완성해 나갔다.

 

이후 가로수팀장으로 다시 돌아왔을 때 확인한 성과는 대단했다. 이 팀장이 흘린 땀방울은 위대한 결실이 되어 있었다. 수원 행궁 앞의 네모난 플라타너스 길과 성빈센트병원 앞의 동그란 은행나무 길은 시민들에게 '브로콜리 나무', '솜사탕 나무'라는 정겨운 별명을 얻으며 사랑을 받았다.

 

이 혁신적인 시도는 전국 가로수 담당자들이 모인 대전 설명회에서 우수 사례로 직접 발표를 진행하기도 했으며, 산림청장의 극찬과 함께 KBS, SBS 등 주요 지상파 방송을 타며 대한민국 가로수 관리의 패러다임을 바꾼 롤 모델로 우뚝 섰다.

 

이정욱 팀장은 시민들이 재미있는 이름을 붙여 부르며 나무를 하나의 문화로 공유해 주실 때 눈물이 날 만큼 보람을 느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당장 눈앞의 평가에 연연하기보다 10년, 20년 뒤에도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소신을 지켜야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을 얻은 값진 경험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 2025년 10월,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수원시 대형 가로수 관리방안에 대해 이정욱 팀장이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 수원화성신문

  

◇항상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가족에게 고마움 전하고파

이 팀장의 타협 없는 소신과 강직함은 군인이셨던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엄격하면서도 올곧은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자신의 일에 끝까지 책임을 지는 법을 배웠다. 이러한 성정은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타협을 거부하고, 민원인들의 불편을 진심으로 경청해 해결하는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

 

늘 긴장과 격무 연속인 공직 생활 속에서 그를 지탱해 주는 가장 큰 힘은 단연 가족이다. 밤낮없는 산불 비상 호출로 급히 집을 나설 때면 어린 딸들은 이제 투정 대신 엄마 잘 다녀오라며 의젓한 인사를 건넨다.

 

특히 두 딸이 엄마를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할 때 이 팀장은 공직자로서 최고의 자긍심을 느꼈다. 최근 한 딸아이는 장래 희망으로 ‘심리상담사’를 꼽았다. 이유를 묻자 엄마처럼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시민의 작은 민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던 엄마의 따뜻한 경청이 딸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닮고 싶은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늘 바쁜 엄마라는 이유로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다. 이 팀장은 아이들이 자신보다 더 당당하게, 이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활개를 펴며 주체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심 속 나무가 시민들의 다정한 친구가 되는 날까지

이정욱 팀장은 앞으로의 공직 생활 동안 문화재 조경 분야를 깊이 파고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화성사업소에서 근무했던 4년의 경험을 살려,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완벽히 복원하고 그 안에서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멋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그의 새로운 꿈이다.

 

아울러 도심 속 가로수를 단순한 '지장물(토지 통행이나 개발에 지장을 주는 물건)'이나 경제적 효과가 없는 존재로 바라보는 일부 시선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집 앞에 나섰을 때 마주하는 나무와 꽃들이 당연한 그늘을 주는 존재를 넘어, 매일 안부를 나누는 다정한 친구처럼 느껴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나무와 인간이 공존하는 문화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 자신이 남은 공직 기간 동안 해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이정욱 팀장은 화려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깊은 숲을 이루는 한 그루의 곧은 나무처럼, 오늘도 단단하고 올곧게 수원의 녹지를 향해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직에 몸담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내면의 그릇을 성실히 키워 시민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가득 담아내고 싶고, 소임을 다 마친 후에는 자신을 위한 작은 뜰을 성실하게 가꾸며 소박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 릴레이 칭찬 인터뷰는 공원녹지사업소 녹지경관과 이정욱 산림휴양팀장의 추천을 받아 수원시청 도시정책실 지구단위계획과 김우철 지구단위계획2팀장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 도배방지 이미지

  • 수사모 2026/07/30 [07:49] 수정 | 삭제
  • 훌륭한 공직자를 수원화성신문 기사를 통해 알게 되어 반갑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행보 이어가시길 바라며, 건승을 기원합니다. 짝짝짝!
  • 푸른도시 2026/07/29 [12:20] 수정 | 삭제
  • 누구도 알아주지도 않는 자리...칭찬보다는 민원에 시달리는 그자리에서 굳굳이 푸르고 화려한 수원을 위하여 수고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 수원인 2026/07/29 [10:02] 수정 | 삭제
  • 수원에는 이렇게 적극적인 공무원들이 많은 것 같아요. 수원 시민으로서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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