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석 칼럼] 수원 봉화대 소나무

이강석 | 기사입력 2026/08/07 [09:26]

[이강석 칼럼] 수원 봉화대 소나무

이강석 | 입력 : 2026/08/07 [09:26]

▲ 전 남양주시 부시장 이강석     ©수원화성신문

 

봉화대위에서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를 수원시민의 사랑받는 나무로 관리해 주시기를 건의드립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새빛민원실 베테랑팀장님 3명이 필요합니다.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다른 부서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업무처리를 피할 것 같아서 베테랑팀장님 앞으로 건의서를 보냅니다. 실제로 건의서가 시청에 가지는 않고 여기에 이렇게 언론을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는 戰果(전과)가 있는 사람입니다. 각목버드나무를 영통구청 앞 공원으로 이전시키자고 제안한 사람입니다. 이번에는 소나무입니다. 이 소나무 역시 시민의 미래를 담아줄 소중한 나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관리담당 부서 공무원의 시각에서 보면 그냥 잡초, 雜木(잡목) 정도일 것이지만 여기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현장으로 가시지요. 매탄권선역 5번 출구 사거리에는 2개의 봉화대가 서 있습니다. 유적은 아니고 조형물로 세워진 것인데 그 봉화대위에 소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각목버드나무 아빠의 시간과 소견으로는 10년생 소나무일 것입니다. 어느 날 소나무 씨 서너개가 바람에 날아와 봉화대위 틈새에 끼어들었고 어쩌다 내리는 빗물에 發芽(발아)하여 묘목이 자라났습니다.

 

그러기를 10년쯤 세월이 흘렀을 것입니다. 아마도 버드나무 뿌리가 각목 위에 안착하여 7년의 세월을 버틴 후 3년 전에 나그네에게 발견되어 지금의 이 자리에 이식되었으니 그 세월이 10년이듯이 이 소나무 역시 씨앗에서 발아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세월을 10년쯤으로 치고 두 나무의 역사성, 인연, 우여곡절 등에 대한 이야기를 시민과 함께 꾸며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그래서 제안 드리는 것은 이 소나무를 올가을에 뽑아내서 화분에 심어 분재처럼 키우다가 활착이 되고 뿌리가 제 자리를 잡으면 시청 앞 정원 참 좋은 자리를 선정하여 풍성한 흙의 한가운데에 심어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이 소나무 씨앗이 봉화대에서 발아하였으니 “수원화성 봉화대 소나무”라고 명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10년쯤 지나 낭만적인 시장님이 취임하시면 두 나무의 유래와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시청 정원에 두 자리를 마련하여 왼쪽에는 버드나무를, 오른쪽에는 소나무를 심도록 하고 시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나무, 학생들의 미래를 이끌어 주는 나무, 힘들고 어려운 이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는 버드나무, 소나무로 키워주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 봉화대 곁에서 뿌리를 내린 어린 소나무. 100년, 20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수원의 새로운 명품 노송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수원화성신문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각 시도별로 5대 명품 소나무, 단풍나무, 분재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대략 300년에서 700년은 되어야 방송에 나올 수 있다고 봅니다. 수원시의 ‘각목 버드나무’와 ‘봉화대 소나무’ 역시 앞으로 100년쯤 후 방송에 출연할 수 있을 것입니다만 지금부터 시민의 정성으로 잘 키워나가기를 기대합니다.

 

혹시라도 이 이야기를 다른 부서에서 접수하고 곧바로 달려가서 소나무를 다른 잡초와 함께 뽑아버릴까 걱정을 합니다. 아침 이슬을 사슴이 마시면 녹용이 되고 독사가 머금으면 독이 된다는 말을 듣습니다. 행정도 세상사도 역시 보는 이의 관점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고은 시인은 “올라갈 때 못 본 꽃을 내려올 때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인생도 젊은 시절 힘들게 살 때는 자식이 예쁜줄 몰랐는데 나이들어 아들딸이 손자손녀를 낳으면 자식 이상으로 어여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각목위에 어렵게 자리잡은 버드나무를 뽑아올려 영통공원에 이식한 수원시 베테랑 팀장들은 그날 이후 모두 사무관에 승진하여 과장, 동장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 후임 베테랑팀장님들이 소나무를 이식하여 잘 관리하고 이후 사무관이 되고 서기관이 되어 세월이 흐르면 소나무 역시 원하는 흙에 심겨져서 무럭무럭 잘 자라서 시민의 사랑을 한가득 받는 멋진 소나무가 될 것입니다.

 

도로가 파손되어 보수를 하는 일이 민원입니다만 여린 나무가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모습을 보고 이를 좋은 환경의 터전에 이식하는 일도 수원시 공무원의 민원 중 하나라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대 수원시민을 위한 작은 투자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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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29 2026/08/07 [09:54] 수정 | 삭제
  •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수원의 또하나의 작은 스토리를 가진 주인공이 탄생하길 기대해봅니다. 수원시민의 이야기로 회자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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