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이 쏘아 올린 ‘교권국’… 경기 학교 현장 달라질까교권 회복 승부수… 관건은 조직 아닌 현장
|
![]() ▲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수원화성신문 |
경기도교육청이 교권침해에 대한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교권보호전담관 역량 강화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13일과 18일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하며 본격적인 활동 준비를 마쳤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취임 이후 ‘교권 회복’을 경기교육의 핵심 과제로 내세우면서 학교 현장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교권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가운데 교권보호전담관 300명을 선발하고, 안 교육감이 교육활동 침해 사안에 대해 직접 형사고발에 나서는 등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청의 대응 방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단계에서 ‘교권보호국’이 공식 출범한 것은 아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권보호국 신설에 앞서 교육감 직속 ‘교권보호단’을 먼저 출범시키고, 교권보호전담관을 선발하는 등 현장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교권보호국 신설을 위한 조직·정원 등 제도적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교육감이 강조해 온 ‘교권보호국’이 신설될 경우,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가 교권침해 사안을 개인적으로 해결하기보다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초기 대응부터 법률·심리·갈등조정까지 체계적으로 처리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경기도교육청이 선발한 교권보호전담관은 교원 110명, 경기도민 30명, 전문가 160명 등 모두 300명이다. 변호사와 의사, 경찰, 갈등조정전문가, 상담사, 전직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국제행동분석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포함됐다. 당초 50명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공개모집에 1,823명이 지원해 36.4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최종 선발 인원을 300명으로 확대했다.
교권보호전담관은 아동학대 피신고, 중대한 교육활동 침해, 악성 민원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교원을 대상으로 사안 발생 초기부터 종결까지 1대 1로 지원하게 된다. 이 같은 시스템이 학교 현장에 정착하면 가장 큰 변화는 ‘교사가 혼자 싸우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데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육활동 침해가 발생하면 교사가 학부모와 직접 갈등을 조정하거나 경찰·법률기관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교사는 교육활동과 민원 대응을 동시에 감당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심리적 부담과 행정적 소진이 커진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교권보호 기능이 강화되면 상황 발생 초기 학교와 교육지원청, 교권보호전담관이 신속하게 개입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법률 지원과 상담, 갈등조정, 수사기관 대응 등을 연계할 수 있게 된다. 교육활동 침해에 대한 교육청의 메시지도 보다 분명해질 전망이다.
안 교육감이 지난 10일 부천오정경찰서를 직접 찾아 교육활동 침해행위에 대한 형사고발장을 제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교육활동 침해를 개별 교사의 문제가 아닌 교육청이 책임지고 대응해야 할 사안으로 규정하겠다는 의미다.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교사의 심리적 안정과 교육활동 전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교사가 민원이나 분쟁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고, 학생 역시 보다 안정적인 교육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교사와 직접 충돌하기보다 객관적인 절차를 통해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교권보호국이나 전담조직의 신설만으로 교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얼마나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작동하느냐’다.
교권침해 신고 이후 교육청의 판단과 지원이 지나치게 늦어지거나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교사 입장에서는 기존 제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현장 교사가 위기 상황에서 즉시 연락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교권 보호가 학생과 학부모의 권리를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해서도 안 된다. 정당한 민원과 악성 민원, 교육활동에 대한 정상적인 문제 제기와 명백한 교육활동 침해를 객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교권 보호와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 참여권이 충돌하지 않도록 세밀한 제도 설계도 요구된다.
전담관의 전문성 관리 역시 과제다. 300명의 인력이 현장에 배치되더라도 담당자의 판단과 역량에 따라 지원 수준이 달라진다면 제도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법률·상담·갈등조정 교육과 함께 사례 공유, 평가 및 사후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권침해 사안이 발생한 뒤 대응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예방 기능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교와 학부모 간 소통 구조를 개선하고, 교사·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활동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악성 민원이나 분쟁의 원인을 분석해 제도 자체를 개선하는 역할도 교권보호 조직이 맡아야 한다.
교권보호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2023년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은 교권침해와 과도한 민원 등에 대한 학교 현장의 우려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기존의 교권보호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교사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교사가 위기 상황에서 즉각적인 도움을 받고 실질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의 작동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안민석 교육감이 추진하는 교권보호국의 성패는 조직의 규모보다 현장 교사들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에 달려 있다. 교사가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신속하게 응답하고, 법률적·심리적·행정적 지원이 실제로 이어지며, 필요한 경우 교육청이 교사를 대신해 책임 있게 대응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
안 교육감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교권”, “하늘이 무너져도 교사를 지키겠다”, “선생님을 홀로 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거듭 강조해 왔다. 이제 남은 것은 구호를 제도로, 제도를 현장의 변화로 연결하는 일이다. 교권보호국이 단순한 조직 확대에 머무르지 않고 교사에게는 ‘교육청이 나를 지켜준다’는 신뢰를, 학생에게는 안정적인 학습권을, 학부모에게는 예측 가능한 갈등 해결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을지가 안민석표 경기교육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