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만나는 시] 깊고 푸른 섬

문현미 | 기사입력 2018/12/20 [14:42]

[아침에 만나는 시] 깊고 푸른 섬

문현미 | 입력 : 2018/12/20 [14:42]

깊고 푸른 섬

 

문현미

 

한 순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하거나
사랑이라는 기억조차 가물거리는 뇌관을
수직으로 전율하게 하는 것이 있다

 

뜨거운 내면의 힘으로
꾸욱 눌러 쓰는 손의 근육으로
하얀 묵음의 바다에서 무채색 노를 저어

 

그 섬으로 간다
그 섬으로 간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아무도 찾지 못하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가시 투성이 슬픔과 애써 감춘 아픔과
배신의 등 뒤에서 머뭇거리던 분노와
돌이킬 수 없는 분홍 나팔꽃의 추억을
녹이고 걸러내어 한 땀, 한 땀씩

 

애벌레가 품은 꿈의 날개가 연필심에 굴절되면
가만, 가만히 먹빛으로 꿈틀거리다가
기어히 한 마리 흑룡으로 날아오른다

 

어둠의 장막이 걷히고 새 하늘이 보인다
깊고 푸른 그곳, 그 섬으로 간다

 

▲ 문현미     © 수원화성신문


1998년 계간 <시와 시학> 등단
독일 본대학교 교수 역임
백석문화대학교 부총장 역임
현재 백석대학교 도서관장 겸 山史현대시100년관 관장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집 『아버지의 만물상 트럭』, 『그날이 멀지 않다』,
『깊고 푸른 섬』외 다수,
박인환문학상, 한국크리스천문학상, 한국기독시문학상,
시와시학작품상, 종려나무문학상 수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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