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행윤칼럼] 정치는 균형이다…경기도 수부도시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으로

정치개혁 실험 성공 동력 국회에 연계…한국 정치 시너지 효과 기대

허행윤기자 | 기사입력 2020/04/30 [11:56]

[허행윤칼럼] 정치는 균형이다…경기도 수부도시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으로

정치개혁 실험 성공 동력 국회에 연계…한국 정치 시너지 효과 기대

허행윤기자 | 입력 : 2020/04/30 [11:56]

 



지금의 중동지방 요르단 강(Jordan River)에서 백성들에게 죄를 뉘우치고 씻게 해주는 의식인 세례(洗禮)를 펼친 청년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천100여 년 전 얘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기 전에 말입니다. 그를 성경은 세례 요한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John the Baptist입니다.

 

세례 요한은 당시 권력자들로부터 시달리던 백성들에게 미약하지만 나름 더 나은 세상이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 희망 가운데 핵심은 나사렛 출신의 구세주가 곧 온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영어식 발음으로는 나자레쓰(Nazareth)인 나사렛은 당시 핍박받는 계층의 백성들이 모여 살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예언대로 예수 그리스도가 도래합니다. 그 척박한 땅 출신의 목수 출신 젊은이가 말입니다.

 

만약 그 예언이 실현되지 않았더라면, 당시의 메시지는 요즘 버전으로는 희망이 아니라, 그냥 ‘희망 고문’이었겠지요. 그리고 오늘날의 기독교와 천주교라는 종교 자체도 존립하지 않았겠지요. 나사렛이란 지명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계급 갈등의 모순투성이인 지방이었으니까요. 

 

생물학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와 사촌지간으로 알려진 이 청년은 구세주가 오기 전에 사람들에게 늘 “내 뒤에 오실 이 분은 나보다 먼저 나신 분으로, 반드시 흥(興)해야 하고 나는 반드시 쇠(衰)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다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도래(到來)>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미리 알렸던 거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성경에 기록된 것처럼 목수라는 직책을 던지고 서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는 구도자(求道者)로 짧은 생애를 마친 뒤에도 그의 진정성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가 펼쳤던 논리가 당시로선(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너무 생소했기 때문입니다. 뺨을 때리는 이웃에게 다른 쪽 뺨을 내어주라는 식이었으니까요. 무조건적인 사랑이 예수 그리스도의 철학이었으니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이 같은 진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건 이 청년이 서른 살을 갓 넘겨 이승을 떠난 지 313년 만이었습니다. 그 사건을 서양사에선 밀라노칙령이라고 부릅니다. 그때까지 예수 그리스도를 놓고 논란이 분분(紛紛)했기 때문입니다. 세례 요한의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됐었는데도 말입니다.

 

인류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성이 보편화된 건 사실 밀라노칙령으로부터도 수 백 년이 흐른 뒤입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죽어서 천국을 갈 수 있다는 티켓인 면죄부(免罪符:Indulgence)를 팔던 교회의 부패를 고발한 종교개혁이 바로 그때입니다.

 

공교롭게도 한때 지구촌을 풍미했던 브리티시 록(British Rock) 계열 가운데 한 그룹의 명칭이 나자레쓰(Nazareth)였고, 이 그룹의 최대 명곡도 이 같은 절대적인 사랑을 노래한 <Love Hurt>였습니다.  

 

제21대 국회 개회를 1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뭔 뜬금없는 종교 얘기냐고요?

 

맞습니다. 바야흐로 새로 출범하는 국회의 수장인 국회의장에 누가 돼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제21대 국회의 전반기 국회의장은 누가 돼야 할까요?

 

아직 제20대 국회 임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여당에서 몇몇 중진 의원들이 차기 국회의장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후보 기준으로는 흔히 국회의원에 몇 차례 당선됐는지를 알려주는 선수(選數)가 거론됩니다. 당연하겠죠. 국회의원을 여러 번 역임한 중진이 그만큼 훌륭하게 국회를 이끌어 나갈 수 있겠지요.

     

저는 이 물음에 대해 진지하게 김진표 국회의원을 감히 추천합니다.

 

1974년 제1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직을 시작해 김대중 정부에서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냈다는 경력은 김 의원의 선출직 공무원 이전 프로필입니다. 선출직 공무원 경력은 지난 2004년 총선을 통해 제17대 총선을 통해 당선되면서 시작됩니다. 이후 제18대 총선에서 재선된 이후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역임했고 4·15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올랐습니다.

 

6선인 박병석 의원도 있지만, 김 의원도 여당 내에서 선수(選數)나 경력으로는 충분히 국회의장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김 의원에게는 그동안의 의정활동을 통해 논란을 빚었던 사안들이 있습니다. 

 

종교인 과세 유예 추진과 동성애 반대, KBS 수신료 인상 등이 그것입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겠습니다. 종교인 과세 유예 추진의 발단은  지난 2017년 5월이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시점에서 한해 후인 2018년 1월1일부터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에 대해 “과세 대상 소득을 파악하지 쉽지 않고 홍보 및 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아 종교계에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며 관련 법안 실행을 2년 더 유예해 2020년으로 늦춘다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만들어 의원들로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김 의원은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도 종교인 과세 유예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청와대는 “그것(종교인 과세 유예에 대한 대통령의 공감)은 김 의원의 이야기고 우리는 조금 더 살펴보고 전체적으로 조율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동성애 반대는 지난 2012년 12월13일 사안입니다. 민주당 종교특위 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이 공개 기자회견 자리를 통해 “동성애·동성결혼의 법제화에 절대 반대하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 건의에 대해, 민주당은 개신교계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고 있고 앞으로도 동성애·동성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동성결혼·파트너십은 우리 사회에 새로이 나타나고 있는 가족의 형태다. 이들의 사회적 의무와 권리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것과 상충되는 주장이긴 했습니다.

 

KBS 수신료 인상은 지난 2011년 6월이었습니다. 당시 KBS의 수신료를 올려 광고수익을 종편채널에 할당하려한다는 논란이 있었던 KBS수신료 인상안을 당시 손학규 당 대표와 합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당시의 여당과 합의, 파문이 일었습니다.


이처럼 몇 가지 논란들이 있는데도 김 의원이 제21대 국회 전반기 극회의장으로 추천하는 까닭은 이 모든 사안들이 사실은 정치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이해돼야 한다는 지적에 여론의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종교세 과세 유예 추진이나 동성애 반대, KBS 수신료 인상 등이 모두 김 의원의 개인적 이익을 의식한 견해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수많은 계층과 집단 등과의 배려와 형평 등을 감안한 선의(善意)의 정치영역에 속하는 정치행위로 봐야 합니다. 

 

김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이 돼야 한다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그의 지역구가 현대 정치사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수원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수원은 그동안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던 곳입니다. 한때 고(故) 이병희 국회의원의 활약으로 광화문에 있던 경기도청 청사를 수원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래서 수원이 지금은 명실 공히 경기도 수부(首府) 도시로 거듭 날 수 있었습니다. 경기도의 수부 도시라는 명칭은 곧 수원이 경기도에서 정치활동이 가장 활발한 도시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수원은 지난 제20대 총선에서 그동안 보수 성향의 정당이 차지했던 지역구 5곳을 모두 민주당이 석권한 곳입니다. 혁명에 가까웠던 변화였습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을 보였던 수원에서 진보 성향 정당에게 지역구 의석을 모두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은 정치공학적인 관점에서 봐도 의미 있는, 큰 사건이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 성향 정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물론 김 의원이 있습니다. 김 의원의 정치적인 동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김 의원의 20여 년에 걸친 정치적인 실험이 유효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은 제21대 국회에 대해 개혁을 기대하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국회에 수원의 정치 지형을 변화시킨 김 의원의 동력이 연계된다면 대한민국 정치 개혁도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 드렸던 세례 요한과 관련된 우스갯소리 하나를 소개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심판관으로 앉아 있던 세례 요한에게 목회자와 택시기사가 와서 누가 더 하나님을 찾았는지에 대해 고백했습니다. 그러자 세례 요한은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목회자 당신은 당신만 하나님을 찾았지만, 택시기사 당신은 수시로 난폭운전을 해 승객들 스스로 하나님을 찾게 만들었으니 그 공이 더 크다.”

 

2천100여 년 전 도탄(塗炭)에 빠졌던 백성들을 구하기 위해 나타났던 한 청년이 당시 온갖 모순과 갈등의 발상지였던 나사렛 출신이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수원이 정치적으로는 그런 곳이고 김 의원은 그런 곳에서 나름 대한민국의 획일적이던 정치 지형을 바꾸고자 노력했던 정치인입니다.

 

제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김진표 의원을 감히 추천하는  까닭입니다.

            

허행윤 수원화성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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