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현 칼럼] 과학·수학성취도와 흥미, 과연 같이 향상시킬 수는 없을까?

유미현 | 기사입력 2020/12/23 [16:33]

[유미현 칼럼] 과학·수학성취도와 흥미, 과연 같이 향상시킬 수는 없을까?

유미현 | 입력 : 2020/12/23 [16:33]

 

우리나라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취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어느 정도일까? 이러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일정한 주기로 실시되는 국제 성취도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8일에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AEA)가 주관하여 실시하는 과학·수학 성취도 변화 국제비교 연구(TIMSS) 2019 결과가 공식 발표되었다. 이 연구는 초4, 중2 학생들의 과학·수학성취도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수학·과학 성취도와 여러 교육관련 변인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4년 주기로 시행되는 국제 성취도 비교 연구이다. 그 밖에 OECD가 주관하는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도 대표적인 국제 성취도 평가이다. PISA는 2000년 이래 3년 주기로 만 15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되는데 가장 최근에 실시한 평가는 PISA 2018로 작년에 그 결과가 발표되었다.

 

TIMSS와  PISA는 각 나라별 과학·수학성취도를 비교할 수 있으며, 동일한 학년의 각 과목에 대한 성취도 추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교육당국에서도 결과에 매우 관심을 갖고 있는 평가이다.

 

작년에 발표된 PISA 2018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읽기 2~7위, 수학 1~4위, 과학 3~5위로 높은 성취를 나타냈다. 최근 발표된 TIMSS 2019 결과에서도 우리나라 초4 학생의 성취도는 58개국 중에서 수학 3위, 과학 2위를 기록하였고, 중2 학생의 성취도는 39개국 중에서 수학 3위, 과학 4위로 나타나 상위 수준을 보였다. TIMSS를 처음으로 실시한 1995년부터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성취도는 수학 2∼3위, 과학 1∼2위로 상위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제 성취도 비교 평가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학·과학 과목에서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은 성취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현상은 이러한 최상위권 성취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학·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흥미는 전체 참여국 중에서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수학·과학에 자신감이 있다고 답한 학생이 수학 64%, 과학 76%로 58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 수학 학습에 흥미가 있다고 응답한 한국 초등학교 4학년 비율은 60%였다. 수학에 대한 자신감과 마찬가지로 58개국 중 57위를 기록했다.

 

과학 학습에 흥미가 있다고 답한 초등학교 4학년 학생 비율은 84%로, 53위로 나타났다. 즉 과학, 수학에 대한 자신감, 흥미 모두 거의 꼴찌 수준인 것이다. 중학생의 경우에도 초등학생과 마찬가지로 과학, 수학에 대한 자신감, 흥미가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매 평가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우리나라 학생들은 과학이나 수학을 잘 하기는 하지만 자신감이 없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연 성취도와 흥미는 결코 같이 갈 수 없는 것일까? 즉 과학, 수학을 좋아하면서 잘 하게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국가적으로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PISA 2000에서 전체 참여국가 중 1위를 차지했으나 그 이후에 이어진 PISA 2003에서는 4위, 2006에서는 11위로 하락하여 과학교육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에 따라 과학 영역에서 성취도 향상을 위해 과학교육의 새로운 정책들이 마련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융합인재교육(STEAM)의 도입이었다.


현재 초중고에 적용되고 있는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과학 및 수학의 낮은 흥미, 자신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으로 교육과정에서 난이도가 높은 내용을 삭제하거나 교과 내용의 많은 부분을 덜어내었다. 즉 ‘적게 가르치는 것이 많이 가르치는 것이다’라는 교육철학이 반영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어려운 내용을 무조건 뺀다고 해서 흥미와 자신감이 향상될 것인가?’이다.

 

원래 과학과 수학 과목은 쉽지 않은 과목이다. Piaget의 인지발달이론에 따르면 중학교 시기에서는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여전히 구체적 조작기에 머무르고 있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것이다. 그리고 과학, 수학 내용을 무조건 덜어내면서 교과의 구조가 무너지고, 맥락 없이 등장하는 일부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선생님들은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학, 수학 분야의 재능이 뛰어난 아이들은 높은 수준의 개념 학습을 필요로 하는 데 일괄적으로 난이도를 낮추거나 어려운 내용을 삭제하는 것은 모든 학생들을 하향평준화할 수도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흥미와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학생들의 개인차를 인정하고 개인차에 따른 맞춤형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공계 분야에 적성과 재능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과학, 수학 교과의 정수(精髓)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도전적 과제를 통해 심도 깊은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면 수학,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난이도를 많이 낮추고, 체험 및 활동 위주로 접근해야 하며, 일상생활에서 과학, 수학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실생활과 연계된 생활중심 교육과정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 즉 학생의 수준에 따른 이원화된 과학, 수학 교육과정 편성 및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 

 

교육계에 AI(인공지능) 도입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기초학문인 과학과 수학 분야 인재 양성이 아닐까? 현재 우리나라 초중등 수준에서의 과학, 수학교육이 과연 적절한지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다.

 

유미현 교수 (아주대 교육대학원 융합인재 및 영재교육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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