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행의 생활법률 이야기] 공작물 설치·보존 하자

조준행 | 기사입력 2021/10/21 [17:17]

[조준행의 생활법률 이야기] 공작물 설치·보존 하자

조준행 | 입력 : 2021/10/21 [17:17]

▲ 조준행 변호사     ©수원화성신문

 

문)

‘갑’은 공단에 공장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의 ‘을’ 소유 공장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였습니다. 그 화재가 ‘갑’의 건물까지 확대되어 ‘갑’의 건물을 모두 태웠습니다. ‘갑’은 화재보험을 들어두었고 어느 정도는 보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보험으로도 보상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려고 합니다. 국가기관의 조사 결과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을’ 건물의 외벽이 내화구조가 아니었고, 자동소화장치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경우 ‘갑’은 ‘을’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요. 

 

답)

‘을’의 건물에서 먼저 화재가 발생하였고, 애꿎은 ‘갑’의 건물이 불에 타고 말았습니다. 잘못 없이 옆집 불 때문에 자신의 건물을 잃은 ‘갑’은 상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건물을 새로 짓는데 드는 비용, 짓는 동안 사용하지 못하는 손해 등을 배상받고 싶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민법상 ‘공작물의 설치·보존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민법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공작물 점유자 또는 소유자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작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건물도 그 예에 해당합니다.

 

이때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란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안전성을 갖추었는지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위 사안의 경우 화재 발생의 원인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즉,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화재로 인한 책임이 전혀 없는 것인지 의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화재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였거나 화재의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는 화재사고의 공동원인의 하나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인하여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화재로 인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 사안에서 비록 화재의 원인이 불분명하더라도 건물 외벽이 내화구조로 되어 있지 않고, 자동소화장치 등 화재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로 화재가 확산되어 손해가 발생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갑’은 ‘을’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준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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