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복 칼럼] 미래 푸드테크, 배양육을 아시나요?

윤재복 | 기사입력 2022/11/18 [08:30]

[윤재복 칼럼] 미래 푸드테크, 배양육을 아시나요?

윤재복 | 입력 : 2022/11/18 [08:30]

▲ 윤재복 서울대학교 농학박사     ©수원화성신문

 

인류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식단은 더 많은 육류를 소비해 왔다. 동양의 전통적인 식단을 유지하는 우리나라도 서구화에 힘입어 쌀의 소비는 대폭 감소했지만, 육류와 간편식의 소비는 급격하게 늘어왔다. 통계학자들은 2050년 세계 인구가 90~95억 명에 이를 것이고, 그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육류 생산량은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부터 기존의 육류 생산량을 매년 2억 톤씩 늘리면 해결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가축에게 먹일 사료작물을 재배할 충분한 면적의 땅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후 위기 대응 2050 탄소중립 달성이 전 세계 국가들의 핵심 의제인데,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5%나 차지하고 있으니 현재의 축산업은 친환경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지속가능성 또한 없다고 본다.

 

따라서 축산업의 미래는 대체육이나 배양육으로 귀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체육은 식물 단백질을 이용하여 고기의 모양과 식감을 구현하는 방식인 데 반하여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증식시켜 식용 고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실제 고기와 그 맛에 차이가 거의 없다. 또한 전통적인 축산업에 비해 배양육의 토지 사용량은 1~3%, 온실가스 배출량은 4~10%에 불과하므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가축 도살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미래 푸드테크임이 분명하다. 한편 우리의 1등급 한우가 비싼 이유는 살코기 사이에 하얀색 지방이 그물처럼 펴져 있는 일명 ‘마블링’ 때문인데 배양육에서는 이를 인위적인 조작을 통해 쉽게 만들어 낼 수도 있으며, 2020년 12월 싱가포르에서는 배양육 제품들이 세계 최초로 식품 허가를 획득하였고 현재까지 많은 나라에서 배양육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는 물론 심지어 생선까지도 배양육 제품이 허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재 배양육의 한계는 가축에서 채취한 세포를 고기로 키워 낼 때 사용해야 하는 배양액이 매우 비싸다는 것이다. 배양육의 토대인 세포는 주로 근육위성세포이고 이를 배양액에 담가서 적어도 몇 주간 키워야 국수 가락 모양의 단백질 조직이 만들어지며 이를 틀에 넣어 모양을 내면 햄버거에 들어가는 패티가 된다. 채취된 근육위성세포는 소의 태아에서 추출하는 소태아혈청 배양액에서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도축되는 소의 8% 정도만 임신 상태라서 소태아혈청의 가격이 리터당 1,000달러에 육박하며 이는 햄버거 패티 하나 만드는데 50ℓ의 혈청이 필요하므로, 140g의 햄버거 패티 하나에 약 5,000달러(6,000만 원)가 소요된다는 것으로, 실제 상용화 단계에 진입하는 데는 약 10년의 새로운 기술 혁신이 필요할 것이며, 전 세계 푸드테크 기업들이 여기에 집중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소태아혈청 대신 영양 성분과 성장 효소를 첨가제로 사용한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 성공한 우리나라 기업 셀미트가 있다. 셀미트는 자체 개발한 무혈청 배양액과 지지체 기술을 이용해 독도새우 배양육 시제품을 선보였는데, 기존의 소태아혈청 배양액보다 세포를 최대 250%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으며 이 기술은 배양육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리라 판단된다.

 

한편, ‘2022 코리아푸드테크산업전’이 지난 11월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총 895개 업체, 1,479개 부스가 참가한 박람회에 배양육을 다룬 부스들이 있었다. 지난 2020년 창업한 푸트 스타트업 ‘스페이스F’는 돼지고기 배양육 가공제품을 선보였고 ‘메타 텍스쳐’는 실제 닭이 낳은 달걀이라 착각할 정도의 식물성 대체 달걀을 선보였으며 우리나라 식약처는 내년 6월까지 배양육의 상용화를 진행하겠다고 했으니 배양육의 상용화는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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