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화성장대에서 3.1운동 102주년을 생각하며
김준혁 | 입력 : 2021/02/24 [17:11]
▲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한국사 전공) ©수원화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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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 석·박사 출신의 한국학 전문가가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학 로스쿨 교수가 '위안부 비하' 논문을 썼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교 교수라고 하는 하버드대학에서 나온 논문이라 더 충격적이다. 어떻게 이런 논문이 나올 수 있었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하버드대학의 교수가 되었을까 궁금하기 짝이 없다.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 대해 하버드대학 총장이 학문의 자유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힌 것또한 놀랍다. 학문의 자유는 진실을 이야기할 때 가능한 것이지 엄청난 역사왜곡을 한 것을 학문적 자유라고 하니 이제 하버드대학도 한물 가는 것 같다. 만약 2차 세계대전의 주범이자 홀로코스트를 자행한 독일의 나치를 미화하는 논문을 썼다면 이 역시 학문의 자유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런 논문을 썼다면 미국 사회가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램지어 교수의 역사왜곡 논문을 수용하려는 미국의 학계는 분명 구린내나는 뒷 배경이 있을 것이다. 언론에 의해 조금씩 밝혀지고 있지만 엄청난 일본의 자금이 동원되어 램지어 교수나 하버드대학이 돈 값을 하기 위해 논문을 쓰고 이를 용인하려는 것이 아닌가 한다.
램지어 교수를 보자면 근대 일본의 조선 침략을 미국 사회에 옹호 발언을 하던 스티븐슨이 생각난다. 스티븐슨은 일본에 엄청난 자금을 받아 그 돈으로 개인의 사적 이익을 충족하고 미국 주류사회에 일본의 한국 침략이 정당한 것이며, 그러한 일이 바로 미개한 조선을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말도 안되는 행위에 대해 조선의 젊은 청년 전명운과 장인환이 그에 대한 응징을 하였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정당한 행동이자 역사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램지어 교수의 ‘종군위안부’는 매춘 행위였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어린 나이에 일본 제국주의 침략 군인들의 성욕 충당을 위해 강제로 납치되어간 그녀들은 성노예였다. 그녀들이 돈을 벌기 위해 전장터로 나갔다는 것은 이미 유엔에 의해 거짓임이 밝혀진 사실인데, 이를 다시 등장시키는 것은 일본의 잘못된 대한(對韓) 정책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급격히 쇠퇴해가고 있다. 기업들의 경제력도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과거 일본의 자본력이 미국 영화계를 장악하고, 일본의 전자제품이 전 세계를 휩쓸었는데, 반도체 분야나 전자분야나 이미 한국을 따라가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국가 위상도 역시 마찬가지다.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뒤지기 시작하면서 과거 자신들의 식민지 국가였던 대한민국에 대한 열등감을 넘어 적대적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코로나 19의 만연으로 인하여 도쿄올림픽을 치루지 못하고, 올해로 연기된 올림픽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더욱 불안감을 느끼면 이러한 국내의 어려움을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혐오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를 일본 정보가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전반적인 일본의 불안한 미래가 바로 램지어 교수와 같은 친일파 어용지식인들을 만들어 내고, 이를 활용하여 자신들의 역사적 과오를 숨기고 오히려 우리 민족이 자신들을 대상으로 거짓 역사를 주장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찌 진실이 손바닥으로 가린다고 숨겨질 수 있겠는가? 어찌 온갖 역사왜곡을 한다고 해도 거짓의 역사가 바른 역사가 될 것인가? 일본은 진정 동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국가와 더불어 함께 하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면 잘못된 과거를 진실되게 사과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일본이 할 일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를 잘 받아들이고 일본과 함께 해나갈 것이다. 그 중심에 수원과 화성이 있을 것이다. 수원과 화성, 오산은 과거 하나의 지역으로 일제강점기 가장 강렬한 항일 투쟁을 했던 지역이다. 경기도 안성과 황해도 수안과 함께 3대 항일 투쟁지로 평가되는 수원 화성역은 3.1 투쟁 당시 처음으로 무력 투쟁을 전개한 지역이기도 하다. 팓달산 정상의 화성장대에서 횃불을 올리고 만세 시위를 하면 수원 지역 백성들을 소리 높여 외치게 하였다. 지식인들만이 아니라 김향화를 비롯한 기녀들도 투쟁의 대열에 앞장섰다. 일제의 만행에 대한 가장 치열한 항쟁을 하였기에 일제는 제암리와 수촌리 학살이 자행된 것이다. 이와 같은 지역이었기 때문에 수원시와 화성시는 3.1운동 100주년을 시민들 주도로 의미있게 추진되었고, 이번 램지어 교수의 망언과 논문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수원과 화성은 바로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그 투쟁의 후예들은 지금의 시민들 역시 매우 깊이있는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융화를 하여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합의 시대로 나갈 수 있다. 그러니 일본은 우리에게 하루빨리 진정한 사과를 하고, 램지어 교수 역시 자신의 논문에 대한 철회와 사과가 있기를 바란다. 3.1동운 102주년을 맞이하며 화성장대에서 역사와 미래를 생각한다.
김준혁(한신대학교 교수, 한국사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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